아르헨·터키 넘어 아시아도 매도 압박…인니 루피아 3년래 최저

미국 달러의 강세가 아르헨티나, 터키를 넘어 아시아 환율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홍콩에서는 페그(고정환율)가 위협을 받자 외환당국이 방어에 나섰고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거의 3년 만에 최저로 꼬꾸라졌다. 

미국 성장과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지난 한 달 동안 이머징 통화는 대부분 내려 갔다. 이머징 매도세는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주도했지만 아시아에서도 압박이 분명해졌다. 

16일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통화청(HKMA)는 14번째 시장 개입에 나섰다. 2억달러를 매각해 15억7000만 홍콩달러를 사들였다. 지난 한 달 동안 떨어진 홍콩달러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날 오후 당국은 6억1000만달러를 매각해 47억9000만 홍콩달러를 사들이며 다시 시장에 개입했다. 

같은 날 인도네시아 루피아도 달러 대비 0.5% 떨어지면서 2015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환율이 급등한 것이다. 

냇웨스트마켓의 만수르 모히-우딘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한국, 중국과 같은 거래가 더 많은 아시아 통화 역시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 가능성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탕진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홍콩의 경우 은행시스템의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로 인해 하이보(은행간 단기금리)이 올라 대출자와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 게다가 다음달 미국이 계획대로 금리를 올리면 환율을 달러에 고정하는 홍콩은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창 리우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말 3개월 하이보 금리가 거의 3%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3개월 하이보는 지난달 초 1.2%에서 현재 1.75%로 올라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리우 이코노미스트는 "과열된 홍콩 부동산 시장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홍콩의 신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90%가 은행간 금리보다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은 여전히 유동성 과잉이라는 반박도 있다. 클리프 탠 MUFG 글로벌 마켓리서치 동아시아 본부장은 "과도한 유동성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모기지 금리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점진적 금리 인상을 전망하며 "홍콩 부동산 시장은 2019년 이전에 금리가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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