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인근에서 북한 개성공단 일대가 보이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에 대해 민간 투자 허용이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전제로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관리의 입에서 투자라는 말이 나오면서 평양 맥도날드와 대동강 트럼프 타워가 등장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쏟아져 나왔다. 

실제 북한과 인접한 중국 단둥시 부동산은 급등세다. 관영언론에 따르면 단둥시 아파트값은 지난 3월 ㎡당 3000위안 수준에서 이달 초 5000위안 이상으로 급등했다. 단둥시 중심 상업지구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지난 3월 이래 50% 넘게 올랐다.

북한이 새로운 프론티어 마켓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시장에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은 중국보다 베트남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의 아시아 칼럼니스트는 '김정은이 북한을 삼성의 새로운 안마당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북한은 1986년 '도이모이'(쇄신) 정책을 통해 자본주의를 도입한 베트남과 놀랄 만큼 닮았다는 설명이다. 칼럼니스트는 특히 "현재 북한은 1980년대 베트남보다 더 산업화했다는 점에서 유리한 출발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 분석을 보면 현재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6% 정도 되는 반면, 북한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개혁·개방을 통해 GDP 대비 외국인투자 비율을 20% 수준까지 늘린다면 5% 대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블룸버그는 △삼성이 지난 수년간 170억달러(약 18조원) 이상을 베트남에 투자했다는 점 △북한의 2016년 기준 GDP가 310억달러(약 3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점 등을 들어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만으로도 북한의 경제성장에 필요한 투자규모를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구조면에선 베트남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북한보다 크다. 그러나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남북한의 전체인구가 약 8000만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이 "한반도를 자급자족이 가능한 유력 생산·소비집단(powerhouse)"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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