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국발 긴축 발작(taper tantrum) 우려와 함께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유출 가속화를 우려하는 6월 신흥국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페소화 가치 급락 속에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멕시코, 터키 등 신흥국에서도 통화약세 흐름이 관찰되는 등 이머징마켓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머징 금융시장의 불안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가 주요 배경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6월 이후에 터키, 브라질,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여타 신흥국으로 금융불안 전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긴축 발작은 미국 금리와 달러가치 상승을 우려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함으로써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거 2013년 당시 미국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발표하면서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 급락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신흥국에 유입된 글로벌 자금 가운데 일부가 이탈하게 되면 신흥국의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또한 터키와 브라질은 오는 6월과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의 존재도 우려 자극 요인으로 작용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최근 달러화의 반등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달러화 강세는 이머징마켓 금융시장 등 비 달러 위험자산으로부터 자금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관심의 대상은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금융시장의 불안이 신흥국 여타 지역 및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 혹은 증폭될 것인지의 여부라고 하겠다.

위기 상황은 전염되거나 예상치 못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현상을 부정적인 쪽으로만 확대해석 하는 것 역시 아직은 경계해야 할 시기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약 한달간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등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 상황이 좋지 않은 국가들의 주식시장과 통화가치 하락폭은 큰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태국,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인 국가들의 통화가치 변동 폭은 상대적으로 적어 국가별로 차별화되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 신흥국 국가 전반의 외환보유액 적정 비중이 대체로 IMF 권고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상황과는 다른 부분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에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확대 문제가 시장의 경계요인으로 남아있다. 올해 연말까지 미국 연준은 2~3회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이 관측되는 반면, 한국은 1회 정도의 인상이 전망되고 있어 연말 한미 기준금리차 역전폭은 50~75bp 수준으로 확대 가능성이 잠재한 상황이다.

한국 금융시장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수익률과 더불어 외환차익도 동반 고려 대상이다. 따라서 한미 기준금리차 역전폭이 커지는 연말 및 내년으로 갈수록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커질 수 있다.

다만, 한국의 통화가치 약세도 동반할때 자본유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원화는 여타 통화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현 단계에서 자본유출 심화 가능성은 아직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6월로 확정되면서 한국물 CDS 프리미엄의 하락 및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머징 금융시장 불안의 국내 금융시장 전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6월에 미국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한미 기준금리차 역전폭이 25~50bp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과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 및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흐름 등을 고려하면 이머징 불안의 국내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에 대한 조바심은 아직 시기적으로 성급한 우려인 것으로 점쳐진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