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모래 수입으로 원가 부담 낮춰…인프라 투자 수혜도 '일거양득'

유진기업

한반도에 훈풍이 불면서 증권가에서는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그중 한 곳이 유진기업이다. 한 달 반 만에 주가가 44.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0.2% 추락한 점을 고려하면 우수한 성적표다.

유진기업은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레미콘 제조·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레미콘이 7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건자재유통(22.2%), 골재 및 기타(4%) 순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중단됐던 북한산 바다 모래의 국내 반입이 허용되면서 유진기업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북한산 바다 모래는 2005년부터 약 3년간 큰 규모로 국내 건설현장에 공급됐다. 2007년에는 수도권 모래 소요량의 절반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남북관계가 재차 경색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공급이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으로부터의 바다 모래 조달이 재개된다면, 지속되고 있는 수도권 모래 수급의 불균형 상태가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18년 골재수급계획'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골재 예상 수요는 2억3177만㎥로 지난해(2억3598만㎥)와 유사하다. 그러나 바다 모래 조달 물량은 지난해 1990만㎥에서 올해 1430만㎥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더욱이 서해와 남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바다 모래 채취가 막히면서 국내 바다 모래 가격은 1년 전(㎥당 1만4000원)보다 2대 이상 상승했다.

만약 북한산 바다 모래의 수입이 재개되면 유진기업과 같은 레미콘 업체의 원가 부담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과거 북한산 바다 모래는 우수한 품질과 함께 운송거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유진기업도 과거 북한으로부터 바다 모래를 들여온 이력이 있다.

아울러 레미콘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도 유진기업에게 긍정적이다. 북한의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인력·자원의 원활한 이동을 뒷받침돼야 한다. 경제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려면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토목 시장의 확대로 레미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2014년 금융위원회가 작성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에서는 북한의 1인당 GDP를 20년간 1만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인프라 육성 자금 규모로 1400억달러를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철도와 도로 관련 투자가 1000억달러 규모로 가장 컸다.

업계서도 유진기업이 한반도 경협주의 대표 주자라고 평가했다. 북한산 모래 수입과 더불어 인프라 수요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미콘가격 인상, 남북경협 수혜'라는 긍정적인 이슈가 반영되면서 유진기업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본업의 성장성 정체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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