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뉴욕 선물 올들어 50% 급등...수급과 무관한 논리로 움직여

인공지능(AI)이 인간이 소비하는 초콜릿 혹은 카푸치노의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컴퓨터가 커피, 코코아 등 농식물 원자재 시장에서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증권업계에서 늘어난 AI 트레이더들이 일반적 금융시장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을 좇아 원자재 시장에서도 틈새를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주로 통화, 주식, 금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코코아, 커피와 같은 특수 시장에서 차세대 프론티어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가 인용한 브로커들은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커피, 코코아, 설탕 가격에 최근 급격한 부침을 촉발하고 있다'며 '특수 원자재 시장이 공급과 수요라는 펀더멘털에서 점점 유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에서 운용자산 규모 1억4000만달러의 헤지펀드인 '머천드 커머디티 펀드'의 마이클 콜만 매니저는 "사람들이 자본을 모아둘 틈새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전략을 쓰는 펀드들은 다른 금융시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 리스크와 보상을 좇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일례로 코코아의 경우 뉴욕 선물가격이 올 들어 50% 넘게 뛰어 19개월 만에 최고인 톤당 3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톤당 1800파운드인 런던선물과 격차(스프레드)는 사상 최대로 벌어지기까지 했다.

코코아와 같은 틈새 시장에 시차를 노린 AI 전략이 많아진 것은 이 시장의 선물가격이 다른 금융시장과 연관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완 커크 캔탭캐피털 투자책임자는 "원자재는 다른 시장과는 특히 다르다"며 "매우 가치 있는 다각화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레흐킨더 탭그룹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했다"며 "자연스럽게 다음 시장은 원자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두가 단기 차익을 노린 AI를 경계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베테랑 트레이더들은 최근 변동성에도 결국 원자재 가격의 방향은 수급이라는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된다는 지적이다. 데릭 챔버스 코코아 트레이더는 "문제는 우리가 투기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펀더멘털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시장에서 펀더멘털보다 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