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석 달 간 신규 입주 및 전세계약 만료 10만 가구 달해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이 한동안 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규 입주 물량이 대거 포진한 데다 만료를 앞둔 전월세 계약건도 많은 탓이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의 입주예정물량은 약 16만 가구로, 가구수(2015년 통계청 집계 기준) 대비 3.7%에 달한다. 전국 평균(2.3%)을 웃도는 수치다. 입주물량은 내년에도 계속 쏟아질 예정이다. 2019년 경기도 입주물량은 12만여 가구. 올해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2011~2016년 평균 대비 86.47% 많다. △화성시(3만5000가구) △용인시(1만5000가구) △시흥시(1만1500가구) △평택시(9000가구) 등에 입주물량이 몰렸다.

당장 이달부터 7월까지 입주물량만 해도 상당하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5월~7월 경기도에서는 총 4만8658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물량 중심으로 살펴보면 용인시가 한숲시티 6725가구를 포함해 가장 많은 9784가구가 예정됐다. 화성시는 동탄2신도시 등 6826가구로 집계됐다. 그 외 경기도 서북권인 △파주시 4954가구 △김포시 3799가구 △고양시 2252가구 등 총 1만1005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신규 입주가 이어지는 경기도에는 동기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전월세계약 만료 예정 물량도 대기하고 있다.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에 의하면 이달부터 7월까지 경기도에선 총 4만8676건의 전월세 계약이 만료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월세 계약만료는 성남시, 고양시, 용인시 등에서 각각 4000건 이상이 예상됐다. 2051가구의 신규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남양주시는 3341건의 아파트 임차계약이 끝난다. 김포시와 파주시도 각각 2896건과 2155건에 달한다.

이렇게 되면 석 달 간 약 10만 가구가량이 기존 세입자와 계약을 연장하든지 새 세입자를 찾아야 한다. 신규 아파트로 수요가 분산돼 기존 아파트들은 임차인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집주인이 전세가격 하락에 따라 보증금을 반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올해 들어 경기도 전셋값은 1.48%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 첫째 주에도 경기 지역은 전주 대비 -0.03%의 변동률을 보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임차수요에 비해 임대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지역은 전세가격 하락 위험과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새 아파트의 증가와 임대차 계약 만료, 금리인상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아파트 임대료 및 보증금의 하향 안정세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전세로 거주 중인 A 씨는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전세 시세가 계약시점보다 1억원 넘게 떨어져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전세계약을 체결할 당시 보증보험에 가입하라는 중개업자의 권유를 무시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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