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증시도 대내외적으로 이벤트가 많은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 초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미국 경제사절단의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6월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가 중국 A주의 MSCI 이머징마켓 지수 편입을 결정함에 따라 올해 5월과 8월에는 이머징마켓을 벤치마크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리밸런싱 진행 가능성이 높다.

국내증시에서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및 재상장이 예정돼 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국인의 자금 유입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현상이 현실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을지도 관건인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은 5월 안에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5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최근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3%선을 넘어서 올해 2월 초의 금리 급등 쇼크 재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반면, 올 2월 초에 비해 미국채 금리 레벨이 더 높아졌음에도 최근 미국증시 변동성지수(VIX)와 이머징마켓 가산금리 변동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모습이다. 이는 시장이 금리상승에 대해 어느정도 적응하고 있다는 시그널과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2월보다 커지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다소 덜어주고 있다.

이어서 대미 무역적자 감소 등의 협상을 위해 5월 초 중국을 방문할 미국 경제사절단의 구성이 매파성향이라는 점은 협상 결과를 기다리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이 외국인 투자 및 해외 자동차 업체 규제 완화 등에 대해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 중국 유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무역전쟁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경제사절단의 방중을 계기로 보다 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증시에서는 삼성전자가 50대 1 비율의 주식 액면분할후 거래를 재개한다. 액면분할 자체는 기업 가치와 무관한 이슈라고 할 수 있고, 중장기 주가 흐름의 추세는 펀더멘털과 매크로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 반면,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 단가 하락 및 유통주식수의 확대는 시장 참여자 증가를 통해 단기적으로 수급 개선 및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SK텔레콤과 아모레퍼시픽 등 고가주들의 액면분할 당시 이들 종목은 액면분할에 따른 유동성 증가 효과뿐만 아니라 실적 전망치 개선이 맞물리며 액면분할 이후 해당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로 이어진 바 있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 방향이 주요 가늠자가 되겠지만, 단기 수급 측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만들어진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해빙 무드는 국내증시 투자심리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공동 성명서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되고, 올해 종전선언과 정전 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군축과 남북 경협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기존에 상상하기 힘들었던 커다란 변화들이다.

물론 중요한 허들은 5월 하순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결과라는 점에서 낙관론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고, 미국 국무부장관 내정자가 지난 4월 초 특사로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한 바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면담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북미 정상회담에 있어서도 긍정적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향후 남북경협 재개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실질 이행 여부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선행 조건이다. 또한 과거 북한의 비핵화가 여러가지 이슈들에 의해 번복돼 왔던 사례들은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이다.

반대로 최근 북한의 행보는 과거 북한 정권과는 다른 개방성과 적극성을 나타내고 있다. 돌발변수 없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까지 긍정적일 경우 정부는 새로운 남북 경협 방안이 담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6월 말 발표할 예정으로 있어 남북 경협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증시 수급 측면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복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계기로 작용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증시 전반의 레벨업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중 하나라는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한국 증시 추세의 변곡점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상회담에 이어 경제협력 로드맵이 구체화되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만일 외국인 자금의 국내증시 유입이 본격화 되지 못하고 중국 A주의 MSCI 이머징마켓 지수 편입 영향 등으로 인해 오히려 국내 유동성 일부가 유출될 경우에는 국내 자금만의 제한적인 수급 여건내에서 순환매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수보다는 실적호전주 및 모멘텀 보유 종목 중심의 시장 대응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복귀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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