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국군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일확천금을 바라면 남북 경협주보다 로또가 낫습니다. 수없이 얘기해왔던 것이지만 실적이나 성장성에 대한 근거가 없는 테마주로 개미가 돈을 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남북 경협주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한 말입니다. 최근 북한의 비핵화의지 표명,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주식시장에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인프라 구축 및 도시개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였습니다. 

불과 몇 달 만에 극도의 긴장 상황이 반전되면서 조성된 화해 분위기는 남북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부족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기에 북한이 여느 때와 달리 개혁·개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에게 찬사와 기대를 표현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는 넘칠 만큼 차올랐을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주식시장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보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도 없이 뛰어드는 뇌동매매로 손실을 보는 투자자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소위 남북 경협주로 불리는 수십 개 기업의 주가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두 달이 안되는 기간 동안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다섯 배 이상 주가가 뛴 종목도 있습니다.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다면 문제 될 게 없지만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이나 기업 내용을 보면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뛰어든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굳이 해당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찾아보지 않고 포털사이트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간단한 검색만 해도 적자가 계속돼 투자지표도 산출이 안 되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남북의 경제협력이 구체화하고 관련 기업이 실제로 이익을 얻을 때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경협주란 이름으로 주가가 급등한 기업의 주식이 이익을 얻기 전에 휴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 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될 업체들은 상징성은 얻을 수 있지만 저가수주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대다수 전문가가 예상하는바 입니다. 

정치 테마주 등 과거의 사례를 보면 이런 주식들의 주가는 곧 급락세를 타는 게 보통입니다.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자는 당연히 이런 점을 모두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주식을 사는 것은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전에 빠져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는 아니라도 대다수는 환희보다 절망을 안고 돌아설 수밖에 없습니다. 2012년을 포함해 테마주가 널뛰기할 때를 포함해 셀 수 없이 많은 투자자의 실패를 목격했습니다. 실패의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애널리스트의 말로 갈음합니다. 

"로또는 장난을 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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