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구 올해 입주물량 1만5614가구..전년比 60% 늘어나

‘송파헬리오시티’ 조감도 / 자료제공: 현대산업개발

전국적으로 역(逆)전세난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전세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지는 강남권역 전세시장에서도 세입자 구하기는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의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07%를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0.20%) △서초구(-0.15%) △강동구(-0.13%) △강남구(-0.12%) 등 강남 4구의 전셋값 하락폭이 컸다.

실제 최근 들어 강남권 전세시장에는 전세금을 수억원 낮춘 매물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의 경우 지난 1월 전용면적 84㎡의 전세매물이 10억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1억5000만원 빠진 8억5000만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푸르지오’는 전용면적 84㎡가 지난해 12월 9억8000만 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22일에는 8억5000만원에 세를 내줬다. 석 달 사이에 전세금이 1억3000만원 낮아졌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95㎡도 1월에는 4억내지 5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으나 4월 들어서는 3억원대 전세 계약이 나왔다.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의 전용면적 84㎡는 전셋값 8억원 매물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종전 시세 대비 최대 3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서초구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 전용면적 84㎡ 또한 지난 1~2월에는 12억원에 거래됐던 게 이달에는 11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한 달 새 1억원 이상 고꾸라졌다.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강남권역임에도 불구하고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까닭은 입주공급물량이 대거 몰려있는 탓이 크다. 부동산114에 의하면 강남 4구의 올해 입주물량은 전년(9750가구)보다 60% 늘어난 1만5614가구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인 3만5031가구에서 강남 4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44.5%에 이른다.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는 이달 입주를 시작했고 ‘아크로리버뷰’, ‘신반포자이’, ‘반포래미안아이파크’ 등의 입주가 예고된 상황. 오는 12월에 입주하는 ‘송파헬리오시티’의 경우 무려 9500가구에 이르는 매머드급 단지다.

송파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4월 이주하기로 돼 있던 미성·크로바와 잠실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 결정으로 하반기에 이주하게 된다”면서 “지금 전세물건이 누적되고 있어서 전세난이 걱정된다고 이주시기를 조정할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상당부분의 전세수요가 매매시장으로 흡수됐고, 서울시에서 재건축 아파트 이주시기를 조정하면서 이주수요가 분산됐다”면서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끝날 때까지는 전셋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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