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환율 전쟁의 군불을 다시 때우기 시작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통화가치 평가절하를 용납할 수 없다며 또 다시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발언을 내놨다. 결국 달러 약세를 통해 미국산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데,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달러는 대부분 통화에 대해 이미 크게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1.2%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대비 달러의 가치는 지난해 1월20일 이후 8.6% 하락했다. 다만, 같은 기간 러시아 루블화의 경우 달러 대비 4.5% 올랐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급락하면서 달러 약세가 상당부분 소멸된 영향이다. 그러나 미국 제재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달러는 루블에 대해 4% 하락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트위터에 대해 '외환시장에 약달러를 다시금 상기하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비라즈 파텔 ING그룹 환율전략가는 16일 트럼프 트위터에 대해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달러의 약세에 대한 미 행정부의 바램을 재차 암시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달러 약세 기대감은 외환 시장을 계속해서 지배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정책에 포커스를 맞추는 한 계속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환율정책에 더욱 기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환율전쟁 암시에 대해 '이번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라고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채 '감'이나 '의도'만으로 작성된 것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은 간접적으로 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된 제롬 파월에 대한 첫 비판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즉, 중국과 러시아 통화 당국이 아니라 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얘기일 수도 있다는 것. 파월 연준 의장은 자리에 오른지 두달 동안 계속 금리를 인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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