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금리 인상 기대감이 금랠리 억제"

금값이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시리아 전쟁과 글로벌 무역분쟁 위기에도 금값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올해 금선물은 온스당 최저 1303달러에서 최고 1362달러로 정체됐다. 최근을 위기감을 감안하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주가가 급락하면 으레 금은 오르지만 최근 시장 모습은 그렇지도 않다. 지난달 뉴욕증시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조정장으로 접어 들었다. S&P500지수는 1월26일 이후 7.5% 떨어졌지만, 통상 반대로 움직이는 금값 역시 0.5% 내렸다. 

뉴욕 증시의 조정장세에 금 랠리가 연출되던 과거와 극적으로 비교된다. 지난 2016년 초 중국발 위기가 세계 증시를 덮칠 당시 금값은 16% 뛰었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비롯한 다른 위험자산이 떨어질 때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면 몸값이 치솟는다. 그렇다면, 최근 위기에도 금이 옛날만큼 빛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금리 인상 기대감이 금값을 지긋하게 누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봤다. WSJ는 15일자 '무엇이 금 랠리를 빨아 들이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으면 일반적으로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수익률은 올라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WSJ에 따르면 시리아 전쟁,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입을 모은다. 결국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계획대로 진행해 금값을 지긋하게 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귀금석 애널리스트는 "글로벌의 동반 성장과 금리 인상에 여전히 포커스가 맞춰져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6월 회의 이전에 금은 떨어질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실제 금이 1360달러를 뚫고 오르려고 할 때마다 경제 지표 혹은 중앙은행의 신호가 금값을 끌어 내렸다. 

미 달러의 약세도 금값 랠리를 방해했다. 달러가 오르면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는 비싸진다. 하지만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WSJ달러인덱스는 금처럼 박스권에서 헤매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금투자자들은 예상보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금은 이자를 주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물가상승기에는 최고의 헤지(회피) 자산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 소비자 물가지수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꾸준하게 열기를 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지 밀링-스탠리 스테이트스트리트 금전략 본부장은 금이 앞으로 1350~1400달러로 거래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앞으로 18개월은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기"라며 "거시 경제적이고 지정학적 관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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