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주요 정책으로 자리 잡은 기업 지배구조개편에 대응하는 건설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순환출자, 중복사업구조 해소와 경영권 승계 등이 현안으로 거론되는 추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올해 지주사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앞뒀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말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뒤 지난달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분할계획서를 승인했다. 다음달 1일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한다. 지주회사인 HDC(가칭)가 존속법인이 되고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가칭)이 신설회사가 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월 자사주 200만주를 매입하는 등 관련 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말 순환출자 해소를 완료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1월 그룹 내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위해 오라관광이 소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2%를 처분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대림그룹 지배구조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 지분 21%를 소유하고 대림산업이 오라관광 지분 100%를, 다시 오라관광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2%를 소유하는 순환출자구조 형태다. 실제로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달 말 오라관광이 보유한 자사지분 4.3%를 370억6600만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으로 분산된 삼성그룹 내 건설업역 중복 문제 해소가 주요 이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삼성물산도 그간 미뤄두었던 자체사업 효율화(건설/상사/식음료/패션/레저)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하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 건설사업부문이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이전하며 양사 합병이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론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상장 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한 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방식은 현대엔지니어링을 직접 상장하는 방식과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방식,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한 다음 현대건설과 합병하는 방식 등 세 가지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 이후 대형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변화가 동반된 새로운 유형의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라면서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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