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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차이나]트럼프에 공 넘긴 시진핑, 미중 무역전쟁 결말은?
  • 이지석 기자
  • 승인 2018.04.1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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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양상이 무시무시한 '폭탄 돌리기' 단계를 지나 '핑퐁 게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제 일정 정도의 명분과 실리만 확보되면 분위기 좋게 발을 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다들 알다시피 시작은 험악했다. 미국이 느닷없이 혹은 예상했던 수순대로 중국을 향해 500억 달러(약 53조원)짜리 관세폭탄을 들이밀자 중국도 3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카드로 맞섰다. 

잠깐 생각해보니 억울했던지 미국과 같은 수준의 500억 달러를 더 얹은 보복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해 당사국들이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 받고 1000억 달러를 추가로 베팅하자 전 세계가 경악했다. 회심의 일격. 중국에 1500억 달러(약 160조원)짜리 폭탄이 투하되기 직전.

여기까지는 폭탄 돌리기 겸 자존심 싸움이었다. 이 때부터 양상이 묘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탄 투하 계획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무역장벽을 허물 것"이라며 "세금은 상호호혜적일 것이며 지식재산권에 대한 협상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총성 없는 전장에서 호혜가 웬 말인가. 서로 혜택을 주고받겠다니. 또 지식재산권 얘기는 왜 나온 건가. 물론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폭탄을 교차 투척할 상황까지 이른 마당에 지식재산권 관련 언급은 다소 뜬금없는 게 사실.

이어지는 문장은 더 애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모두에게 위대한 미래"라고 적은 뒤 "무역전쟁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는 항상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끝맺었다.

겉으로는 평화를 부르짖으며 동시에 전쟁을 준비하는 화전양면(和戰兩面) 전술 정도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글을 남긴 8일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개막일이었다. 이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 열쇠는 여기 숨어있었다.

포럼 일정은 8일부터 시작됐지만 공식 개막식은 10일로 예정돼 있었다. 개막식 기조연설자는 시 주석. 

시 주석은 집권 이후 지난 2013년과 2015년 포럼에 참석했지만 올해 포럼 참석은 집권 2기 들어 첫 공식 외교 무대에 오른다는 상징성이 있다.

게다가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시 주석의 입에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시 주석은 미국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할 것인가, 아니면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인가. 결과는 정중앙을 기점으로 후자에 좀 더 가까운 어디쯤일 것 같다.

50분 가량 이어진 기조연설의 전반부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데 따른 자화자찬, 중반부는 트럼프 대통령를 겨냥한 애교 섞인 질책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후반부 10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향한 신호를 쏟아냈다. 핵심은 시장 추가 개방과 수입 확대. 

금융 등 서비스업 관련 외자 투자 제한을 완화해 외국계 금융기관이 중국에서 보다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으로 포문을 열었다.

또 외국계 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네거티브 업종을 수정하고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관세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재편한 국가지식재산권국을 통해 중국 내 외국계 기업의 지재권을 적극 보호하겠다는 대목에 이르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배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국가 차원의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수입을 크게 늘리고 그동안 망설였던 국제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에 가입해 500조원 규모의 조달시장 문을 열어젖히겠다는 선언은 덤에 가까웠다.

사실상 미국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한 패키지 선물. 양국 정상 혹은 수뇌부 간에 물밑 교감이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핑퐁 게임, 밀당 정도로 묘사할 수 있을 듯 싶다. 공은 다시 트럼프 대통령한테 넘어왔다. 

그의 최종 결정에 따라 전 세계가 엄청난 대가를 치를 무역대전으로 휘말려 들어갈 지, 아니면 미중 갈등이 냉각기로 접어들 지 판가름나게 됐다. 

예단은 금물. 중국이 양보한 것은 맞지만 시 주석이 발표한 내용들의 구체적인 이행 시기와 실행 폭 등에 따라 분쟁이 다시 표면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조한 심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이지석 기자  jiseok@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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