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달러대비 원화강세 기조로 국내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중첩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미국은 대미 무역수지 200억달러 초과,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GDP 대비 달러화 순매수 2% 초과 등 세 가지 요건을 정하고 모두 충족하면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해 무역보복을 가한다.

또한 2개를 충족하면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환율조작국으로 포함될지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며,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원화 강세 기조 지속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지난해 한국에 대한 상품 및 서비스수지 적자는 2016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6년 이후 점차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국내 외환 당국은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를 추진하고 있어 이달 중순경 발표될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은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되기보다는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해 당분간 위안화 절상 기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원화도 위안화 절상의 영향으로 당분간 달러 대비 강세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2분기중 원화 강세 지속으로 올해 세 자릿수의 원달러 환율 진입을 전망하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해 수출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한 점은 수출 규모의 하방 리스크 증가요인이라는 점에서, 원화 강세는 수출관련 기업들의 채산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요인이다. 물론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일정부분 완화되고 있다.

반면, 위안화 절상이 지속될 경우 원화는 추가 절상압력을 받을 수 있고, 대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및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 기대심리 등은 원화 가치 강세 기대요인이라는 점에서 수출주와 관련지어 보면 당분간 부담이 될 수 있는 환경이다.

따라서 국내증시에서는 당분간 수출주 대비 내수 관련주에 우호적인 흐름의 전개 가능성을 고려하는 시장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이번주에는 아시아 지역경제 포럼인 중국 보아오포럼이 개최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해 비판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발언 수위에 따라서는 무역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 계속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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