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베트남 경제성장률 7% 이상.."성장세 더욱 가팔라질 것"

국내 금융지주들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위주로 영업해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현지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모습이다. 금융사들이 베트남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성장 잠재력이다.

베트남은 새롭게 출범한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정책 개방 의지와 높은 젋은층 인구 비율로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한 신흥국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현재 베트남 인구는 약 9200만명으로 이 중 35세 미만이 전체의 60%로 추정된다. 2000년 이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7%를 계속해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올해 첫 해외순방 국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도 금융업계의 공략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다. 올해로 수교 25주년을 맞은 베트남은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의 핵심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통해 그간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을 가로막았던 규제가 완화되고 추가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최근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손잡고 인도네시아 현지 소비자금융회사인 'PT BFI 파이낸스'의 지분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베트남에서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ANZ베트남은행의 소매금융을 인수해 현지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섰다.

KB금융그룹에서는 KB국민은행이 베트남 지점의 자본금을 확충해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업 발전 초기인 캄보디아와 미얀마에서는 소매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KB 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는 비정부기구(NGO) 협력을 통한 주택대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았다. 캄보디아법인의 대출 실적은 1년 새 47% 급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인 베트남산업은행(BIDV)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물자나 금융상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현지 시장에 장기적으로 녹아들겠다는 전략이다.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동남아 진출 핵심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정보기술(IT) 전문법인을 설립해 핀테크 시장 선점에 나섰다.

NH농협금융지주는 베트남에서 아그리뱅크 등과 보험, 소비자 금융 등 비은행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 하노이지점, NH투자증권 베트남법인과 연계해 은행과 증권사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보험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업권에서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하다.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자금도 높이는 분위기"라며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보여 (금융업권의) 추가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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