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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차이나]북중 밀월관계 재돌입..한반도 정세 영향은
  • 이지석 기자
  • 승인 2018.03.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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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핵(核)의 장막' 안에 웅크리고 있던 김정은이 한 번 몸을 일으키더니 전광석화처럼 움직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잇따라 이끌어내더니 무거운 몸을 이끌고 특별열차에 올라 왕복 4일에 걸쳐 중국까지 다녀왔단다. 속전속결이 따로 없다.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변화들은 모두 김정은의 능동성에 기인한다. 이번 방중도 중국 측 요청에 따른 것인 줄 알았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니 김정은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란다.

'차이나 패싱' 논란으로 몸이 달아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중국의 약한 고리를 먼저 건드려 가장 유리한 상황에서 회담에 임한 셈이 됐다. 이쯤 되면 산전수전 다 겪은 대(大)정치가가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국경 밖을 나서는 김정은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줬다.

김정은이 26~27일 베이징에서 만 하루를 머무는 동안 두 번 만나 8시간 대화를 나눴다. 전날 환영 만찬에 이어 이튿날 김정은 숙소를 직접 찾아가 오찬까지 함께 했다.

오찬 장소는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 내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양위안자이. 청나라 때 황제가 머물던 침실이자 1986년 덩샤오핑이 중국을 첫 방문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회담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정상회담 때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왕후닝이 배석하더니, 회담 후 만찬 때는 리커창 총리와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부주석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전례 없는 파격이다.

김정은 방중설이 돌자 인터넷에서 그와 관련된 내용을 일제히 삭제했다. 여론 통제가 심한 중국이지만 외국 정상을 위해 인터넷 검열까지 하는 건 이례적이다.

당연히 목적이 있다.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전광석화처럼 이뤄지는 동안 중국이 철저히 배제돼 '차이나 패싱'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대국외교'를 천명한 시진핑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 한반도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북한과의 공조는 필수적이다. 북한이 내민 손을 덥석 잡은 이유다.

북한도 가려운 부분이 있다.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임명하는 등 대북 라인을 강경파 일색으로 교체한 것은 짜증나는 일이다.

북한이 한국·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체제 보장과 경제적 보상이다. 올해는 북한이 주장하는 건국 70주년으로 상징성이 크다. 김정은이 전향적·유화적 태도로 돌변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가장 먼저 가시적인 제재 완화에 나설 수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혹여 협상이 틀어진다면 더더욱 중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과 김정은의 회담 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 양국이 전통의 우방으로 회귀하고, 향후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우방으로의 회귀는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수사다. 할아버지 김일성도, 아버지 김정일도 중국에 아쉬운 소리를 할 때는 늘 '우방' 운운했다.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는 뭔가. 미국과의 회담 과정에서 중국과 사전 조율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이 불편할 만한 의제는 테이블에 올리지 않고, 회담 결과에도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지원에 대한 대가다.

이를 지켜보는 한미의 심경은 복잡하다. 북중 관계 개선은 기본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중국의 대북 지렛대 역할이 커지는 것도 제재 국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세질수록 북한과 직접 담판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던 한국과 미국의 셈법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을 명확하게 우군으로 끌어들였다는 판단이 선다면 북한도 더 강단 있게 회담에 임할 수 있다.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요구하는 미국으로서는 골치 아픈 상황이다.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인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이 대북 이슈를 앞세워 미국에 양보를 요구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하는 한국은 사주 경계를 확실히 해야 할 시점이다. 자칫 운전석에서 떠밀려 내려올 수도 있다.

가뜩이나 복잡한 한반도 비핵화 함수에 북중 밀월 관계 재가동이라는 변수가 추가된 꼴이다. 이 땅이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이지석 기자  jiseok@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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