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날씨는 농도 짙어진 미세먼지와 안개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역시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G2(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확산 우려로 인해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주 미국 S&P500지수는 한 주 동안 6% 가까이 하락하며 2월 초의 지수 저점 부근까지 급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증시 코스피는 약 3% 하락해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미국 연준은 지난주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1.75%로 25bp 인상하고 올해 연간 3차례의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이는 일단 시장의 예상치 수준이라는 점에서 안도감을 주고 있다. 추후 전망치의 변화 여부는 6월 FOMC 회의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6월 FOMC 회의까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일시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들인 약 4조5000억 달러의 보유자산을 지난해 10월부터 축소하기 시작했지만, ECB와 BOJ 등 여타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자산매입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전체 합산 유동성은 공급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반면, 올해 4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전망한 연준 위원수는 지난 12월 FOMC 회의 당시의 4명에서 7명으로 증가해 향후 통화정책의 가변성을 시사하는 변수로 남아있다. 또한 직면한 문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 압력 및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과 알루미늄 대한 관세 부과에 이어 중국을 겨냥한 무역분쟁 격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약 54조원) 상당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30억 달러(약 3조20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같은 무역전쟁이 실제로 현실화되고, 만일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게 된다면 이는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더불어 글로벌 경기 둔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대 중국 비중이 약 27%이고 이중 중간재 비중이 70%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아직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단하기는 일러 보인다. 미국이 이번 관세 조치를 확정하기까지는 세부품목 발표와 협의 등 약 60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 기간 협상의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보호무역 정책을 시행했던 미국 레이건 정부와 조지 워커 부시 정부 당시 보호무역 정책 시행 이후 미국의 순수출 적자폭은 오히려 확대된 바 있다. 조지 워커 부시 정부의 세이프가드 발동 당시에는 미국의 수입 물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미국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미국은 보호무역 정책을 통해 실익을 거두지 못했던 학습효과들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본격적인 반격 카드들을 아직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항공기의 최대 수입국이며, 중국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 규모는 약 1.2조 달러로 미국채의 19% 수준이다. 중국의 대두 수입 규제나 국채 매도와 같은 카드들이 테이블 위로 올라오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의 상황 전개를 미국도 원치 않는다는 점은 무역 관련 마찰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상호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갈 가능성을 여전히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다.

다만, 현 국면은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확산될지 여부에 대해 확인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즉, 주식시장이 안정궤도로 다시 올라서기 위해서는 미중간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완화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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