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찬성 84.6%..순이익 2조원대 달성
금융당국과 갈등, 채용비리 의혹 등 난제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은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명동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 3연임을 확정했다. 이날 주총에서 김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한 표결에서 참석 주주(전체의 78.9%)의 84.6%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15%, 기권은 0.5%였다. 지금까지 국내 금융지주에서 3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4연임),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3연임)에 이어 김정태 회장이 3번째다.

김 회장은 부산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하며 은행권에 첫발을 들였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992년 창립 구성원으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2012년 처음 회장직에 오른 이후 2015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임기는 2021년까지다.

지난해 하나금융 순이익은 2조368억원으로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주가는 23일 4만7000원대에서 거래되며 2016년 초의 2만원대에 비하면 배 이상 올랐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김 회장이 그동안 주주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하면서 3연임에 찬성 의견을 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하나금융 전체 지분의 73%를 갖고 있다.

김 회장 앞에는 어려운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금융당국과 관계 회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하나금융 회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셀프 연임' 논란을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대립했다. 금융감독원은 김 회장 등 하나금융 경영진을 대상으로 각종 검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회추위는 후보 추천을 강행했다.

이달 초엔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하나금융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채용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결국 사퇴했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을 상대로 고강도 채용 비리 검사에 착수했다. 현재 검찰도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이날 주총에서 김홍진, 백태승, 양동훈, 허윤 등 4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시환 인하대 교수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사외이사 후보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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