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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차이나]대륙의 시황제 출현, 어떻게 봐야 할까
  • 이지석 기자
  • 승인 2018.03.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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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방한하고, 그로부터 채 1주일이 지나지 않아 4월 중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또다시 일주일도 안 돼 5월 중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 그리고 최근 북유럽 모처에서의 북미 접촉까지.

한반도 정세가 워낙 요란스럽게 변화하는 통에 세계 2대 강대국이자 인접국인 중국에서 벌어진 경천동지할 일에 미처 신경을 쓸 새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치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절대권력 체제가 완성됐다.

경과는 이렇다. 지난해 10월 전국대표대회로 불리는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직 연임에 성공한다. 그에 앞서 9월 시 주석은 개헌 카드를 슬쩍 던져본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권력 3요소 중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임기 제한이 없는데 유독 국가주석만 연임이 2회로 제한돼 형평성에 맞지 않으니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너무 속 보이는 제안. 당헌을 수정해 총서기와 군사위 주석 임기를 제한하면 될 것을 굳이 헌법을 뜯어고쳐 연임 제한을 없애자고 하니 누가 봐도 권력을 더 누려보겠다는 심산이 분명했다.

이를 간파한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원로들이 쌍수를 들어 반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 주석이 집권 직후부터 사정 칼날을 휘두르며 장쩌민의 친위세력인 이른바 '상하이방(上海幇)'과 후진타오의 정치적 기반인 공청단파(團派)를 쑥대밭으로 만든 탓이다.

독주를 막고 싶어도 힘이 없었다. 시 주석과의 수싸움에서 뒤진 결과는 참혹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 연초부터 관영 매체를 동원해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며 바람을 잡더니 양회가 개막하자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와 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됐다.

개헌안에 담긴 내용의 파급력은 상당하다. 연임 제한 철폐와 더불어 '시진핑 사상'을 헌법 전문에 실어 집권 당위성을 높였다. 재임 기간 중 자신의 이름을 딴 사상을 헌법에 우겨넣은 것은 마오쩌둥에 이어 그가 두번째다.

국가감찰위원회라는 유례 없는 거대 사정기구를 만들어 공산당원은 물론 모든 공직자를 전방위 사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대 6개월간 영장 없이도 가둬둔 채 조사할 수 있는 직권을 갖는 조직이다.

이 정도 되면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법 한데 철저한 여론 통제 덕분인지 적어도 중국 내부에서는 잡음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자. 정치권을 상대로 탐문해보니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좀 더 우세하다. 시 주석 자체가 굉장이 보수적 정치 성향을 가진 인물인데, 최근 주변 정세를 감안하면 그 보수성이 짙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불거진 '차이나 패싱' 논란, 점차 격화되는 미국과의 통상 분쟁 등과 관련해 시 주석이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내부 단속을 끝낸 상황이라 대외 행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됐다.

미중간 균형 외교가 절실한 우리 입장에서는 공공연하게 '대국외교'를 강조하는 중국의 눈치를 더 살필 수밖에 없게 됐다.

재계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는 유리하다는 주장이 있다. 시 주석이 이번 임기가 끝나는 2023년 이후에도 집권한다면 권력 교체기 때마다 중국 유력 정치인들에게 줄을 대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자유무역과 대외개방의 신봉자라는 점도 유리한 변수로 꼽힌다. 류허는 취임 전부터도 서비스업과 금융업 관련 개방폭 확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입버릇처럼 반복해 왔다.

반대 입장도 있다. 현재 지도자가 한 대를 건너 후계자를 지목하는 '격대지정'의 전통이 무너져 중국 내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 자체가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살아있는 권력의 서슬이 퍼럴 때는 누구나 복지부동하고 있겠지만 시 주석의 건강상 문제가 불거지거나 정치 지형도에 변화가 생기면 권좌를 노리는 세력 간의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어느 시점에 가서 물리적인 방식의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잿빛 전망까지 제기한다. 이럴 경우 중국에서 안정적인 기업 활동을 영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어쨌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믿는 한국 입장에서 주변에 체제 선전과 여론 통제, 권력 유지에 골몰하는 독재자가 출현하는 것은 반가울 수 없는 일이다.

그렇더라도 현 상황을 뒤집을 만한 만한 역량과 수단이 없는 바에야 당면한 현실을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는게 최선이다.

중국이 진짜 달라졌다. 안이한 상황 인식이 치명적 손실로 다가올 수 있는 시점이다. 각계가 대중국 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할 때다.

이지석 기자  jiseok@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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