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DTI·DSR 규제 이어 대출금리 인상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개월 만에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0년 만에 한미 금리가 역전됨에 따라 국내 가계대출 금리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말에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6%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시장 금리는 이미 미국 금리인상을 반영해 오르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진 상황이다. 미국 금리인상에 영향을 받은 시장금리 상승은 코픽스나 금융채 등 주택담보대출의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달 연 1.75%(잔액기준)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낮았던 지난해 6월(연 1.55%)과 비교해 0.17%포인트 오른 것으로, 6개월 연속 상승세다. 현재 시중은행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형 주담대는 연 2% 후반에서 연 4% 초반이다.

주담대 금리 가이드금리(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도 연 2.72%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0.7%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은행권에서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4% 후반까지 걸쳐있다. 고정금리형은 연 3% 후반에서 연 4% 후반을 형성하고 있다.

한은은 그간 금리역전에도 불구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주열 총재 역시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곧바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한국의 기준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3차례로 유지했다. 그러나 15명의 위원 중 7명이 4차례 인상을 전망해 경제 상황에 따라 4차례 금리 인상으로 바뀔 여지까지 남긴 상황이다. 아울러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도 당초 2차례에서 3차례로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올해 1∼2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말에 최고 연 6%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 지표가 따라와야 한은의 금리인상이 가능하겠으나 이번 금리역전으로 우리도 보다 앞당겨 인상할 환경은 조성됐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라는 외적 요인에 이 같은 점이 더해져 가계부채 부담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도 “미국이 올해 금리를 3번만 올린다고 하면 예상했던 사이클에서 다소 안정적인 금융환경이 전개되겠지만, 4번까지 올리게 되면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 시장에 큰 변동성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겨냥해 지난 1월 말부터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한 상태다. 오는 26일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할 예정이다. 신DTI는 모든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따져 추가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되는 것이고, DSR은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금 등의 모든 대출의 원리금과 이자를 산정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DTI DSR 등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겹겹이 시행되는 데다 대출금리까지 올라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대출거래가 줄어드는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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