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곧 베트남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돈 냄새 잘 맡기로 유명한 아마존이 차세대 시장으로 베트남을 꼽은 건 이 나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베트남 무역산업부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전자상거래시장 규모가 2020년 100억달러로 2016년에 비해 2배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베트남의 해외 여행자 수는 최근 몇 년간 연간 10~15% 늘었다. 베트남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쓴 돈은 2012년 35억달러에서 2016년 80억달러로 2배 넘게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이 이웃 나라인 중국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자 해외 여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뜨고 있다. 지난 10년간 성장률이 연간 5~7%에 달했고 앞으로도 몇년간 6~7% 성장은 거뜬할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가 전한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2030년까지 연간 5~6%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도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한술 더 떠 베트남이 올해 경제성장률로 지난 30년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뽐낸 중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떠받치는 강점으로 인구구조, 외국인 투자, 친시장 정책을 주로 꼽는다.

우선 베트남은 고령화가 한창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 경쟁국들과 달리 일할 수 있는 젊은 인구 비중이 높다. 세계은행은 베트남의 일할 수 있는 인구가 2039년까지 계속 늘어 7044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은 노동력이 풍부한 데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단순 노동만 할 싸구려 노동력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 베트남은 과학지식 순위에서 72개국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의 고용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득 수준과 삶의 질도 더 나아질 전망이다. 베트남 소비시장 규모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긍정적인 경제 전망은 외국인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주도로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012년 이후 줄곧 증가세를 띠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 발효되고 베트남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TPP) 협정도 내년 초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투자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정치적 안정 속에 추진되는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도 적정한 수준에서 환율과 물가를 통제하며 베트남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다. 

일련의 호재 덕분에 베트남 증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호치민 증시의 시가총액은 2013년 이후 최근까지 6배 넘게 커졌다. 호치민 증시 대표지수인 VN30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8%씩 급등한 결과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베트남 증시가 2020년 안에 MSCI 프런티어지수 에서 신흥시장지수의 일원으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일각에선 신흥시장 특유의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트남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가운데 두 나라가 남중국해 영유권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경계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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