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많은 부자들만의 잔치될 듯..위장전입 조사도 응해야
'디에이치 자이 개포'가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서 '로또 분양'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이뤄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단지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4일 공개한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충별로 차등화돼 최저 9억8000만원에서 최대 30억원 선이다. 전용면적 63㎡는 2층의 분양가가 9억8000만원이고 3층 이상은 10억∼11억원에 달한다.
전용 76㎡는 층에 따라 약 11억5000만∼13억2000만원, 전용 84㎡는 약 12억5000만∼14억3000만원가량이다. △전용 103㎡ 15억700만∼17억2700만원 △전용 118㎡ 16억9700만∼19억2600만원 △전용 133㎡ 18억4100만∼20억4800만원 △173㎡와 176㎡ 펜트하우스 30억원대 등의 분양가가 책정됐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분양가는 인근 분양 단지인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전용 84m²와 비교하면 최소 4억원 정도 저렴하다. 청약에 성공한다면 억대 규모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로또 분양 단지로 불린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억 이상의 주택을 HUG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청약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도금의 40%까지 은행에서 대출 받을 수 있는 신용보증을 준비했지만 무산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의 청약을 위해 컨소시엄이 신용보증을 준비했지만 정부 정책에 맞춰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당첨되더라도 기다리는 관문이 만만찮다. 우선 초기 현금이 많이 든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전부 9억원을 넘는 단지로 시공사 보증의 중도금 대출을 해주지 않기로 해 계약자가 분양대금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회사 측은 중도금은 60%로 하되, 계약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약금을 10%로 낮추고 잔금은 30%로 높였다. 잔금 30%는 입주시 전세를 놓아 충당한다 해도 중도금 일부 연체를 각오하지 않는 한 중소형 기준으로 계약 후 3년 내 7억∼8억원의 현금은 쥐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사실상 청약 당첨 자체도 어렵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32점 만점), 부양가족 수(35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만점) 등 총 84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 점수가 높은 사람이 우선 당첨되도록 하는 제도다. 전용 84㎡를 초과하는 중대형 평형은 입주자 선정 방식으로 추첨제와 가점제가 50%씩 적용되지만, 85㎡ 이하는 가점제로 입주자의 100%를 뽑는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중소형 평형에 당첨되려면 가점이 65점 이상 돼야 안정권으로 본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분양한 고덕아르테온은 전용 59㎡의 경우 당첨자 가점이 60~79점이었고 84㎡는 48~58점이었다. 지난해 분양한 개포동 레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가점 평균이 68.5점이었다. 신반포 센트럴자이 역시 당첨자 가점이 70점을 넘었다.
정부의 위장전입 조사에도 응해야 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아파트 당첨자 가운데 청약 가점을 높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가구를 가려내기 위해 지자체와 부양가족 수 점수가 높은 당첨자에 대해 실거주 여부를 직접 조사하기로 나선 상태다. 아파트 당첨자를 대상으로 위장전입 여부를 전수 조사하는 경우는 이 단지가 처음이다.
위장전입 관문을 통과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건설업계는 이 아파트의 당첨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도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도 해주지 않는 10억원이 넘는 고가 분양가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청약통장 매매 등 불법은 기본이고, 부당 증여나 자금출처 등 국세청 조사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견본주택은 오는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공개한다. 19일 특별공급을 거쳐 21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