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현대모비스

처음 친환경 자동차를 접했을 때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기능 중 하나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배터리가 충전된다는 점이다. 친환경차 경쟁력의 핵심인 '연비'를 높이기 위해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e)이 적용된 결과다.

회생제동은 쉽게 말해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친환경차에는 이 기능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계기판에 표시하고 있다. 주행 중 에너지 흐름이 배터리에서 바퀴로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제동 시에는 역으로 바퀴에서 배터리로 에너지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친환경차를 운전할 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흔히 연비주행이라고 불리는데 회생제동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1회 충전 주행거리 383km로 인증받은 볼트EV 차량은 실제 주행에서 400km 이상을 달렸다. 볼트EV는 가속페달을 밟다가 떼면 차량이 스스로 강한 회생제동을 시행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 적용돼 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역시 출시 초기 항속거리가 191.2km였지만, 도심에서 351.1km를 기록한 영상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운전자가 패들시프트를 통해 적극적으로 회생제동장치를 활용한 결과였다.

운전자의 활용 여하에 따라 연비를 크게 높여주는 회생제동 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활용됐다. 1960년대 미국의 AMC가 이 기술을 만들었고 이후 전철 등에 널리 적용됐으니 말이다. 이러한 회생제동은 친환경 자동차와 만나면서 진화했다.

1990년대 초 토요타의 1세대 프리우스에 적용된 전자제동장치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운전자가 페달을 밟는 정도를 전자제어 장치가 감지하고 제동량을 계산해 운전 조건에 따라 회생제동량과 유압제동량을 분배하도록 한 것이다. 즉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힘이 제동으로 직결된 상태에서 회생제동이 더해지면 의도한 만큼 제동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기존 회생제동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전자제어라는 고도의 기술이 더해진 만큼 개발 역시 어려워 지금도 이를 양산화한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최근 해당 기술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는 충남 천안공장에서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시스템(iMEB)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iMEB는 글로벌 선도 제품 대비 제동 응답성은 13% 높고 중량은 5% 낮다. 원가도 기존 유압 충진식 분리형 시스템 대비 30% 낮아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iMEB는 유압 충진식 제동압력 공급부를 모터를 적용한 전동식 시스템으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서로 분리됐던 제동압력 공급부와 차체자세제어 등 30여개 첨단제동 기능을 담당하는 제동 제어부를 일체화한 결과다.

친환경차의 필수 장치인 회생제동. 연비주행을 위해서는 회생제동의 원리를 알고 적극적인 활용이 중요하다. 렌트카로도 전기차를 접할 수 있는 요즘, 친환경차를 탈 계획이라면 회생제동 기능을 활용한 연비주행법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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