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통신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산업을 미래로 인도하고 있다. 내연기관에 머물러 있던 자동차 업계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고, 초고속 통신망·IoT 기술 등을 접목, 영화에서나 볼 법한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자동차 키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도난방지 기능을 벗어나 원격 시동·주차 기능 등이 담기며 그야말로 스마트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차 키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즉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자동차 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886년 자동차가 처음 출시됐을 때 자동차 키는 '경운기'처럼 차 후면에 있는 플라이 휠을 직접 돌리는 장치였다고 한다. 이후 도난 방지를 위해 1949년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열쇠를 사용해 시동을 거는 방법을 개발,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는 '턴키 스타터'형식이 등장한다. 또 1980년대에는 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미약전파를 사용해 원격으로 도어 개/폐가 가능한 리모컨 키가 나와 자동차 부품 역사에 한 획을 긋는다.

그리고 더욱 간편하고 편리한 키를 원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차 키는 도어 개/폐와 시동을 위한 열쇠 개념을 넘어 첨단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키로 진화했다.

예를 들면 운전자가 차량에 다가서면 운전석쪽 바닥 등에 불이 들어오는 웰컴 기능이나 키를 꺼내지 않아도 문을 열고 시동을 켤 수 있는 기능, 원격으로 차량의 시동을 걸거나 에어컨 등 공조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 등이다.

대표적으로 BMW 7시리즈나 i8에 적용된 스마트키를 들 수 있다. 2.2인 터치식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냉각수, 브레이크 패드, 엔진오일 교환 시기, 연료 잔량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여기에 차내의 조명, 온도조절은 물론 주차까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가장 진보한 차 키로 꼽힌다.

또 인피니티의 스마트키는 운전석의 위치, 사이드 미러 위치 등을 기억해 차량환경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기능이 있다. 랜드로버는 원격으로 서스펜션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는 기능이 특징이다. 혼다의 경우 음주측정 기능을 차 키에 더했다. 재규어는 웨어러블 밴드 타입의 스마트키를 적용, 휴대성을 높였다.  

사진제공 : 현대모비스

이처럼 편의·휴대성에 집중해 발전을 거듭한 자동차 키는 스마트폰·스마트워치와 만나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BMW는 2015 CES에서 스마트워치로 차량을 호출하면 스스로 시동을 걸고 운전자에게 오는 시스템을 시연했고 테슬라는 모델3에 스마트폰 키를 적용했다. 별도의 키 대신 스마트폰에 설치한 테슬라 앱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콘티넨탈, 덴소, 현대모비스 등 일부 자동차 부품사들도 스마트폰으로 차 키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콘티넨탈은 스마트폰에 인증 정보를 전송해 차 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기술을 지난해 소개한 바 있다.

덴소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키 없이도 자동차 문을 열 수 있는 특허 기술을 가진 미국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인피니트 키를 인수했다.

로버트보쉬 역시 키 없는 자동차를 위한 앱 시스템을 개발, 2020년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2019년 양산을 목표로 NFC를 활용한 스마트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FC는 근거리 무선 이동통신을 의미하는데 10cm 이내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다양한 무선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결국 보안 문제만 해결된다면 자동차 키는 이제 버추얼 키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는 금속으로 된 열쇠를 돌려 시동을 거는 원시적(?)인 차량은 보기 힘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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