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전망 유력
다음달 한미 정책금리 역전될 듯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7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 한은, 두 달 연속 금리동결 전망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일부터 13일 채권관련 종사자 100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93%가 이번달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경기회복 불확실성과 145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부담이 근거로 제시됐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3% 성장세를 회복했지만 성장 온기가 확산하는 속도는 기대보다 상당히 더디다. 이런 상태가 반영돼 물가상승 압력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아직 효과가 날 단계가 아니다. 일자리 감소만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청년 일자리 문제는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조선업 구조조정에 이어 GM 공장 폐쇄로 지역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 美 금리 올해 4번 올리나..정책금리 역전 어디까지

올해 미국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은 2∼3회에서 3∼4회로 옮겨가고 있다. 작년 말께 골드만삭스가 4회 인상 견해를 내놨고 이후 JP모건과 바클레이스도 동참했다.

미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또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우려가 있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실장은 "투자자들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에 따라 그 주기도 짧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이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07년 8월 이래 약 10년 반 만이다. 당장 자본유출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환율 상승으로 긍정적 효과가 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금융불안 요인이 된다.

글로벌 금융시장 통합 경향으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장금리가 미국 정책금리를 따라 오르며 사실상 긴축효과가 날 수도 있다. 서울대 김소영 교수는 "장기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을 한은이 어느 정도로 쫓아가야 하는지 등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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