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 리스트’ 작성·관리 및 입사 특혜 의혹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KEB하나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8일 오전부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내 행장실과 인사부 등에 검사 2명과 수사관, 디지털포렌식 요원 포함 총 16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하나은행 서버를 들여다보고 인사 관련 자료들을 확보해 인사팀 채용 업무에 경영진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금융감독원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하나은행 인사 관련 자료를 많이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이 가운데 빠진 부분에 대한 추가 자료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은행 사외이사나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 명단인 이른바 ‘청탁 리스트’를 작성·관리하며 입사 과정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다.

2016년 공채 지원자 중 리스트에 포함된 55명 모두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이들 가운데 시험 성적으로 당락이 갈리는 필기전형을 통과한 6명은 임원면접에서도 전원 합격했다.

하나은행의 계열사인 하나카드 전임 사장의 지인 자녀는 임원면접 점수가 당초 4.2점으로 불합격이었다가 이후 4.6점으로 높아져 합격으로 발표됐다. 리스트 내 다른 지원자들도 면접 점수에 특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또 같은 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학교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 점수를 올려주고, 명지대, 동국대 등 타 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시중 은행들을 검사한 끝에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에서 채용비리 의심 사례들을 확인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앞서 6일 KB국민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친인척 특혜채용 의혹을 사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무실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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