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기업지배구조 개편이란 무거운 숙제를 안고 돌아온 만큼 재계의 시선은 삼성그룹의 다음 행보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1년여간의 옥중생활에서 지배구조 투명화, 중장기 투자계획 등을 고민했을 것이라며 경영복귀와 동시에 그룹 쇄신안 발표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앞으로 삼성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삼성을 구상 중임을 시사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구한 자발적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4대그룹 중 삼성만이 답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어서 그룹 쇄신안 발표를 더 끌기도 어렵다.

재계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해소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현안으로 떠올라서다. 특히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시행되면 계열사 출자분이 필요자본에 전이위험으로 가산됨에 따라 비금융계열 자본 규모의 자본을 추가 적립하거나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 지분이 많은 삼성생명·삼성화재의 경우 자본을 확충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또 삼성물산의 비주력사업, 자산 매각, 현금확보도 요구된다. 이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 경우 삼성화재의 금융·산업 결합 지분 해소 과정도 해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은 지분 매각 등 이슈가 있는 금융계열사로부터 시작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복귀와 동시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융통합감독 시스템 시행에 따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압박, 삼성물산의 비주력사업 매각 등도 연장선에 있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계열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삼성의 경우 적립해야 할 자본 규모가 높아 지분 처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슈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확대뢸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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