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 한때 지수 2600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가 최근에는 미국발 금리 급등 충격으로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인 2.8%대로 급등하고,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여파가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2월 초 퇴임을 앞둔 옐런 연준의장이 주재했던 1월 말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1.25~1.5%로 동결됐다. 또한 후임으로 임기를 시작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옐런 전임 의장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1월 FOMC 회의 후 성명서에서 연준이 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데 이어 주말에는 미국의 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이 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태에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계량 모델을 통해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을 5.4%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금리 급등과 더불어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올해 1월 IMF에서 제시했던 2018년 연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2.7%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역설적으로 예상을 뛰어넘은 미국 경기 호조가 인플레 압력 확대 우려와 금리 상승, 주식시장에 대한 할인율 상승 우려 자극 요인으로 등장한 셈이다.

연준의 올해 3차례 금리인상 시사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2~3회(50~75bp) 수준의 인상 전망이 우세했으나, 1월 FOMC 이후 3~4회(75~100bp) 수준이 점쳐지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점친다.

문제는 기준금리 상승폭 확대 우려가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국내증시에서는 미국발 금리 동반상승 우려가 주가 변동성 확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미국증시가 상당기간 장기랠리를 지속해 왔다는 점과 예상 PER가 최근 약 19배 수준인 점은 현재 미국증시가 직면한 부담요인이다. 반면, 과거 미국 주식시장의 추세적 약세장 진입 당시 특징이었던 경기선행지수 하락 전한이나 12개월 예상 EPS의 하락,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 신용 리스크 상승 등의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금리 상승은 정책금리에 연동되는 단기물 금리의 상승보다는 경기 전망에 연동되는 장기물 금리 상승폭이 보다 큰 상황이다.

이처럼 최근 미국 금리 상승의 주요 배경이 경기 펀더멘탈 개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증시의 추세 전환을 예단하는 것은 아직 성급해 보인다. 이같은 외부 여건이라면 국내증시 역시 시장의 추세 전환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차익매물 소화 및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구간이라는 관점에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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