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고졸 3.8%·대졸 이상 학력자 4.0%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고졸 학력자보다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이 국가 통계로 처음 확인됐다.

1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종 학력에 따른 2017년 실업률은 대졸 이상 학력자가 4.0%로 고졸 학력자(3.8%)보다 0.2% 포인트 높았다.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이 고졸 학력자보다 높게 나온 것은 2000년에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실업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작년이 처음이다.

2000∼2016년 고졸 학력자와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을 비교하면 2005년에 1.2% 포인트 격차로 고졸 학력자가 높게 나오는 등 2002년에 3.7%로 동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줄곧 고졸 학력자가 높았다.

학력을 불문하고 집계한 2017년 전체 실업률은 3.7%이며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은 이보다 0.3% 포인트 높았다.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높게 나온 것은 2002년(0.4% 포인트 차), 2013년(0.2% 포인트 차)에 이어 2017년이 3번째다.

실업자 수도 대졸 이상 학력자가 고졸 학력자보다 많았다. 작년 기준 실업자는 대졸 이상 학력자가 50만2000명으로 고졸 학력 실업자(40만9000명)보다 9만명 이상 많았다. 당국은 일단 사회 전반의 고학력화가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고졸 학력자는 2016년 1651만6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17년 1651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대졸 이상 학력자는 같은 기간 1564만3000명에서 1610만 명으로 늘었다.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고졸 학력자는 2017년에 전년보다 0.1% 증가했고, 대졸 이상 학력자는 3.1% 늘었다.

취업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간 '눈높이' 문제도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이 더 높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기업 등 대졸 이상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부족하고 중소기업 등에 인력 수요가 있지만, 고학력 구직자가 취업을 꺼린다는 것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대졸자가 많아지는데 그 사람들이 갈 만한 일자리가 부족해서 실업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 최근 상황과도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구직자가 선호하는 일자리가 감소하는 징후는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종사자 규모별로 사업장을 구분해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300인 이상 사업체 취업자는 2017년 246만명으로 전년보다 6000명 줄었다. 5∼299인 규모의 사업체는 취업자는 1434만9000명으로 24만3000명 늘었다. 4인 이하 사업체 취업자는 974만3000명으로 8만 명 증가했다.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중소기업 일자리는 1550만4000개로 1년 전과 비교해 28만6000개 증가했다. 반면 같은 시점에 대기업 일자리는 367만8000개로 2015년 12월(371만9000개)보다 4만1000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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