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매물 품귀현상 이어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가능성 커

새해부터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치솟고 있다. 정부가 연일 내놓는 부동산 안정대책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인 보유세 개편안은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까.

◇ 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 0.33% 올라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주 대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셋째 주 0.25%를 기록한 이래 상승폭이 더 커졌다. 새해 첫째 주에는 0.33% 상승했다. 서울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은 0.74% 올랐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값은 매물 품귀 현상을 보이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78%, 송파구는 0.71%나 폭등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7층)의 경우 1월 현재 호가는 21억~22억원에 달한다. 압구정 구현대 아파트 전용면적 82.5㎡도 지난해 11월만 해도 1층이 17억2000만원에 매매됐으나 지금은 가장 저렴한 1층의 호가가 19억원에 이른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8㎡(15층)는 지난해 11월 19억원에 거래됐으나 1월 현재 21억원선에 가격이 형성됐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103.5㎡(14층)는 지난해 11월 16억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18억원가량이다.

◇ 공급↓·수요↑..“똘똘한 한 채 보유 경향”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에도 강남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한정된 공급량에 비해 수요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짜배기 아파트’ 선호 현상과 특목고·자율형사립고 우선선발권 폐지 방침 등에 따라 강남권으로 수요가 쏠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서울 집값 상승에는 똘똘한 한 채 보유 경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여러 채를 보유하기보다는 자산적 가치가 있는 강남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 분양권 전매제한 등으로 유통물량이 줄면서 공급축소로 가격상승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매도 물량은 없는데 사려는 대기 수요가 많아서 강남 집값이 오르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인상, 각종 규제가 제대로 시장에 작동하는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보유세 개편안,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정부는 이달 중으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빠르면 상반기 내로 보유세 개편안 초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보유세 개편안의 경우 모든 주택소유자가 해당되는 재산세보다 고액의 부동사 보유자만 해당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종부세 부과대상자는 △공시가격 합산 6억원 이상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 △9억원 이상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 등이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공시지가 등을 조정해 종부세 개편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부동산시장의 동향과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인 시행령으로 60∼100%의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어서 가장 손쉽다. 공정시장가액을 인상할 시 다주택 보유자,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금부담은 커진다.

이밖에도 정부 안팎에서는 3주택 이상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과표구간을 신설해 과세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 현행 보유세 틀을 완전히 깨고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하는 새로운 보유세제를 만드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