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급 2세대 D램 양산 성공…경쟁사와 기술 격차 더욱 벌려

삼성전자 10나노 2세대 D램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2세대 8Gb DDR4 D램’(이하 1y나노 D램) 양산에 성공했다. 1나노는 10억분의 1m 크기다. 10나노급 2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생산성과 속도가 각각 30%, 10% 향상된 기술이다. 소비전력도 15% 줄여준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고성능 반도체다.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서버에도 적합하다. 중국과 일본의 경쟁사들이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주문한 초격차 전략 실현을 위해 연구개발(R&A)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번 1y나노 D램 양산 성공도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지난해 2월 10나노급 1세대 D램으로 본격적인 10나노급 시대를 연 이후 21개월 만의 쾌거다. D램은 미세공정이 고도화될수록 단위당 생산량이 늘어나 수익성이 좋아지는 특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초고속/초절전 설계, 셀 데이터 센싱시스템, 2세대 에어 갭 기술이라는 3대 혁신 기술로 역대 최고 수준의 난제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양산으로 후발주자와의 기술 격차를 1년 이상으로 벌렸다. 삼성전자가 아무것도 안 해도 경쟁사가 따라잡기에는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얘기다. 특히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 의지를 꺾기에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발상을 전환한 혁신적 기술 개발로 반도체의 미세화 기술 한계를 돌파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향후 1y나노 D램의 생산 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D램 시장을 10나노급으로 전면 전환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 기록 경신을 이어갈 전망이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내년 매출 292조원, 영업이익 69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 매출이 올해보다 24% 이상 늘어난 9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D램 가격이 계속 강세를 나타내면서 삼성전자 실적 증가에 공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5~8% 상승할 전망이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없어서는 안 된다는 존재다. 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반도체는 필수다. 삼성전자가 이번 쾌거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세계 최고 반도체 업체로 굳건히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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