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개당 2000만원 돌파…‘거품’ 논란 심화

올해 가장 뜨거웠던 자산은 '비트코인'이었다. 올해 개당 960달러 정도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1만8000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7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100만원을 투자해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면 1800만원 이상으로 불었을 것이다.

시골 ‘할매’, ‘할배’까지 비트코인 투자를 생각할 정도가 됐다. 비트코인 투자에 몰입하는 ‘폐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고교생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트코인 시세 조작에 나섰다 붙잡혔다. 정부는 뒤늦게 비트코인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규정하고 관리·감독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비트코인 이슈가 세계를 휩쓸었지만, 비트코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직 드물다. 심지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도 비트코인을 쉽게 정의하지 못한다. 비트코인이 가상화폐인지 암포화폐인지, 아니면 화폐의 일종인지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 비트코인이란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디지털 암호 기술을 이용해 ‘비트코인’이라 불리는 일종의 상품 소유권을 이전하는 결제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 알려진 인물이 처음 만들었다. 사토시가 누구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블록체인은 이론상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은행의 온라인 송금과 비슷한 기능이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라 불리지만, 엄밀히 말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화폐는 아니다. 암호화된 어떤 권리를 온라인으로 안전하게 거래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비트코인을 부르는 명칭도 논란이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을 가상화폐로 분류한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게임용 사이버머니 등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이다. 반면 외신에서는 비트코인을 '암호화폐'(cryptocurrency)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가상화폐 대신 암호화폐라는 표현을 더 쓰는 추세다.

◇ 비트코인 가격 왜 오르나

비트코인은 컴퓨터를 통해 복잡한 수식을 풀면 대가로 주어진다. 광산에서 금을 캐는 과정과 비슷해 ‘디지털 골드’라고도 불린다. 최대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어, 금과 같은 희소성도 지닌다. 실물 화폐가 모두 없어지고 모든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시대가 오면 비트코인이 현재 금융시장에서 금이 가지는 안전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물론 일부 투기 세력이 관련 규제 미비 등을 틈타 가격 급등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만능인 건 아니다. 우선 거래가 잘못돼도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관리자가 없다. 비트코인을 가진 모두가 거래에 관여하기 때문에 거래 비용도 비싸고, 속도도 매우 느리다.(이것이 일종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불리는 하드포크의 원인이 됐다. 현재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로 쪼개져 있다. 추가 분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회사 같은 기관의 공식 결제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 선물 거래 시작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경쟁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를 제치고 세계 최초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했다. CBOE는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선물 거래 수수료까지 면제해주면서 세계 최대 비트코인 선물거래소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CME는 오는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서 비트코인 시장은 더욱 안정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많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가 들면 시장 유동성 증가는 물론 가격 변동성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 더 오를까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면서 ‘거품’ 논란이 커졌다. 일부에서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보다 더한 사기”라고 비판하는 반면 “4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을 쉽게 전망할 수는 없지만, 위험요소는 살펴볼 수 있다. 각국의 규제 움직임과 일부에 집중된 소유 구조 등이 변수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체 비트코인의 40%를 보유한 1000여명의 초기 투자자들을 주목한다. 블룸버그는 이들이 시세 조종이나 담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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