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매도우위 전환이 연말 센티멘트 약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 매도규모 확대의 이면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재등장한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 경기 고점 임박 논란 등이 맞물리고 있다. 이때 최근 등장한 제반 변수들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반도체 경기 논란 문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현 시기는 글로벌 경기 확장 기조 속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기의 상대강도 강화 국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완만한 금리변동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추세 훼손 요인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주가 상승속도를 조절하는 변수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기준 금리 인상은 시장에 선반영된 상황이고, 금통위 이후에는 오히려 시장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문제는 학습 효과를 통해 내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지만, 달러 대비 원화 환율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한국물 관련 제반 금융지표들의 변동성은 지난 8~9월 북한 이슈 발생 당시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문제는 펀더멘탈 측면에서 시장에 우려를 주고 있는 대목인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이다. 이로 인해 올해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해 왔던 IT섹터에 전반까지 차익매물 출회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 현 시장의 주요 경계 대상이다.

과거 2010년 한국증시의 섹터별 영업이익 및 시가총액 비중과 2017년 현재를 비교해 볼 때 2010년 대비 시가총액 비중의 변화가 가장 큰 섹터는 IT와 헬스케어다. 헬스케어 섹터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영업이익의 비중 변화에 따라 시가총액 비중 변화도 연동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IT섹터는 글로벌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 속에 한국의 산업 지형이 전통 제조업에서 IT산업 중심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반영해 가는 추이다. 세계적으로 빅 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자율 주행(Automatic Driving)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관련 국내외 기업들의 주가는 견조한 상승 흐름을 지속해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기업으로 다수 포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Peak-out) 임박 논란이 제기되면서 IT섹터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고려하면 국내 IT섹터는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흐름의 상대 강도 및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밸류 수준을 고려할 때 여전히 다른 섹터 대비 상대적으로 우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18년 상반기까지 국내 시장 전체 대비 영업이익 비중 측면에서도 IT섹터의 주도적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여건들을 고려해 보면, 연말 IT섹터의 무차별적인 주가 조정은 실적 호전주에 대해 선별적으로 진입하는 기회의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김승한 유화증권 투자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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