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미국증시의 환경을 살펴보면 호악재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은 이번주 추수감사절(11/23일)을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11/24일), 사이버먼데이(11/27일), 크리스마스(12/25일), 박싱데이(12/26일) 등 연말 쇼핑시즌으로 들어서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말 할로윈데이 당시 미국 소비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바 있어 연말 소비확대 기대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미국 하원이 지난주에 법인세를 35%에서 20%로 내리고 개인 소득세를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세제개혁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는 하원과 다른 독자적인 세제개혁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세제개혁이 어떤 형태로 귀결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세제개혁안의 올해 연내 통과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는 만큼 이는 당분간 미국증시 흐름에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국내증시는 최근 가파르게 진행된 원달러 환율 급락이 논란의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달러대비 원화 환율은 1년 2개월여만에 1,100원선 아래로 내려섰다. 연초 이후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가 3%대 절상된데 비해 원화가치는 9% 이상 절상됐다.

최근 원화 강세를 이끈 요인은 첫째, 지난 10월 중국과 64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한 데 이어 지난주 6대 기축 통화국인 캐나다와 기한이나 규모에 제한이 없는 통화스와프 체결로 금융 안전망이 강화된 점이다. 둘째는 외국인이 10월초 연휴 이후 4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매수세 유입이 강화된 것이다. 셋째는 이달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가파른 속도의 원화가치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수출기업들에 대한 우려 자극 요인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통상압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화강세는 수출 가격경쟁력 저하를 초래해 수출기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가치 상승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하는 대목이다.

반면, 최근 엔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부담요인임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교역 사이클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과 원화 강세가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 개선을 반영 중이라는 점,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현상 지속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추세 훼손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과 국내증시 모두 당분간 호악재의 균형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증시의 경우 코스닥시장이 11월 한달간 13%, 9월 저점대비 22% 상승을 시현하는 과정에서 바이오 등 일부 종목으로 쏠림 현상 및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정부의 벤처산업 육성의지가 강하고,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코스닥은 일부 업종에서 차익실현이 있더라도 다른 업종으로의 순환매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코스닥시장의 기술적 조정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또한 안정성과 실적을 중시하는 연기금의 투자 특성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시가총액 상위 IT섹터에 대해서는 코스닥시장 조정시 매수 관점의 시장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원화강세 수혜가 기대되는 여행, 항공, 음식료 업종 등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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