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국내 국고채 금리가 큰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요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주식 평가 이론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을수록 주가는 상승하고, 금리가 높을수록 주가는 하락하는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 때문에 빠른 금리 상승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란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난주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과 관련해서는 상원의 예산안 통과 소식이 주요 배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밖에도 이달 말과 12월 중순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연내 두 차례 남겨진 가운데 12월 중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과 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전 차기 연준 의장 인선 가능성 등이 금리 흐름에 일정부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주 금통위를 통해 한국은행이 시장 예상보다 빨리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을 제시한 점이 국내 시장금리의 단기 변동성 확대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최근 국내외 금리 급등이 코스피 2500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의 견조한 흐름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것인가다. 이와 관련 몇 가지 측면을 고려해 보면 아직 시장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의 추세 변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첫째, 한은의 금리 인상 시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정부의 추경 상황과 대비돼 정부와 한은의 경기 인식 및 처방이 엇갈리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수요가 증가해서 물가가 오르거나, 중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이 예상돼야 하는데 현재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낮다.

둘째,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최근 주요국 시장금리 상승은 경기 펀더멘탈 호조에 기초하고 있다. 지난주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 조정해 글로벌 경기와 더불어 한국 경기 인식도 호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10월 20일까지 통관기준 수출이 통관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해 수출지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셋째, 만일 한은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국내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문은 부동산과 내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경기 사이클을 좌우하는 것은 내수가 아닌 수출이다. 코스피를 견인 중인 주도주 역시 내수보다는 수출주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한국의 수출 호조를 이끄는 주요 대외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이 내수주에 일정부분 부담을 준다 하더라도 코스피 전반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해 보면 한국은행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과 이에 대한 경계심리는 배제할 수 없겠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이 국내 주식시장의 추세 변화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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