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휴장을 마친 국내증시 코스피는 연휴 중에 벌어진 글로벌 주요국 증시와의 수익률 갭을 메우며 강세로 출발했다.

연휴 기간 미국증시 주요지수들은 1% 중후반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아시아 및 신흥국 주요 증시는 2% 내외의 상승률을 보였다. 유럽증시는 스페인 카탈루냐의 독립 선언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스페인 증시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상승세였다.

연휴에 노출된 변수들 중 가장 긍정적인 점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매크로 지표가 경기 펀더멘탈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해 준 것과 한국의 대외 수출 지표 호조세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주요 경기 인덱스인 ISM 제조업 및 비제조업 지수는 지난 9월 들어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견조한 실물경기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시장예상치를 넘어선 60.8이었다. ISM 비제조업지수도 시장예상을 크게 넘어선 59.8을 기록했다.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가 전월대비 3만 3000명 감소해 시장의 증가 예상과는 차이를 보였지만,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로존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8.1로 7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2010년 이후 확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국가 통계국에서 발표하는 제조업 PMI 역시 52.4로 상승세를 나타내 경기 회복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달 18일에 개막될 중국의 19차 당대회는 중국 경기 모멘텀의 강화 요인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글로벌 경기 확장세는 우리 수출경기에도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 중이다. 한국의 9월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9월 대비 35%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금액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선진국 및 중국의 경기 확장세와 국내 IT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는 4분기 국내증시 코스피의 우상향 흐름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3분기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 배경으로 작용했던 대북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 극단적인 무력 충돌 상황으로 가지 않는 이상 대북 리스크는 언젠가 해소될 악재이겠지만, 불확실성 완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수뇌부 회동에서 언급했다는 폭풍전의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 발언이 단순히 시선을 끌기 위한 리얼리티쇼 진행자 출신의 허세로만 인식해야 할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절차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더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을 심사해 한국산 세탁기가 자국 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정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통상 압박은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관련 산업에 대한 센티멘탈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최근 증시 환경을 정리해 보면, 북핵 관련 리스크는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지만 해당 리스크는 시장에 노출된 재료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돌발 악재와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시장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 이후 증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에 들어서게 됨에 따라 기업실적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견조한 글로벌 경기 흐름과 한국의 대외 수출 호조는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긍정적 환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FTA 개정 협상 등 미국의 전방위 통상압박이 일부 산업의 센티멘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증시 전체 보다는 관련 업종의 주가 상대 강도 흐름에 차별적인 영향을 주는 수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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