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오는 12일 시작된다. 정무위, 기재위, 국토위 등 대부분 상임위는 오는 31일까지 국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달 백여명의 기업인이 국감장에 불려 나갈 전망이다. 아직 상임위원회별로 국감 증인 채택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이미 정무위 등 주요 상임위의 증인요청 수는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국회는 150명의 기업인을 국감 증인으로 소환한 바 있다.

증인 신청 윤곽이 드러나면서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예상되는 기업들은 답변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권에서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함영주 은행장은 최순실 사태 관련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특혜 승진 의혹, 사용자협의회 임의 탈퇴 등과 관련해 금융위원회 국감장에 선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하도급 업체 기술 탈취와 하도급 거래 위반 관련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출석하게 된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금융위 국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특혜와 관련한 증인으로 나온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보안문제와 은산분리 완화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법인 지급결제 문제로 국감장에 선다.

국감 단골 메뉴인 담합, 하도급 불공정거래, 입찰비리와 관련해서도 많은 기업인이 국감장에 소환된다. 삼성전자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제조사-이동통신사 간 단말기 가격 담함으로 국감에 불려온다. 허진수 GS칼텍스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각각 하도급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공정위 국감에 선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군산바이오발전소 입찰에서 4위였던 롯데건설이 평가계수 변경 후 1위로 올라선 과정에 대한 질의를 받는다.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는 삼척기지 호안축조 및 부지조성공사 중 오탁방지막 설치 설계 변경 후 공사비 증액 문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소환된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하도급 불공정행위로 증인으로 선다.

통신비 감면대책 등과 관련한 과방위 국감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사 3사 경영진이 국감장에 나온다.

이 밖에도 김연철 한화 대표이사(기계부문)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및 편취 의혹을 받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실적 호전에도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 데 따른 질의가 예상된다. 여승동 현대차 사장은 세타2 엔진 리콜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 차별, 장동현 SK 대표이사는 인수과정에서 회사 기회 유용 등을 이유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상운 효성 대표이사는 회계부정 행위,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전용 홈쇼핑채널인 홈앤쇼핑 임직원의 방만한 회사운영으로,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는 동반성장 노력 미흡으로 증인 요청된 상태다.

한편 '묻지마식 기업인 증인 신청' 방지를 위해 도입한 증인신청 실명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국감 갑질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과도한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고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누가 봐도 납득할 만한 증인으로 최소화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증인 신청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지난 국감에서 119명의 기업인이 국감 출석요구를 받았다. 이는 17대 국회 평균 52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국감에서는 역대 최다인 150명에 가까운 기업인이 국회에 불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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