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를 앞두고 국내증시 참여자들의 경계심리가 커지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인 10일간의 연휴를 맞게 되는데 그사이 해외증시는 6영업일 간 개장 상태이기 때문이다. 긴 연휴동안 국내외 이벤트들과 해외 증시 움직임 등이 연휴 직후에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은 주식시장이 싫어하는 불학실성으로 남아있다.

최근 국내증시의 주가지수는 해외 주요국 주가 대비 상대적인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러한 연휴 증후군 외에도 몇 가지 이슈가 불확실성 가중 요인으로 추가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한가지는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과 북한 간의 ‘말폭탄’ 위협 수위가 다시 높아지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10일에는 북한 노동당 창당일을 앞두고 있어 유엔총회에서 격화되고 있는 북한과 미국간의 강대강 대치 수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위험지표인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주말 72bp에 근접해 지난 8월의 고점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은 이같은 우려를 일부 반영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아직 8월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외환시장에 잠재된 원화 가치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국내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의 수급 환경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다른 한가지는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강조하고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피해 우려를 이유로 중국 내 투자를 신중히 해달라고 한 것으로 언급한 점이다. 또한 IT 업계의 중국 투자 진출로 인한 기술, 인력 유출 우려 등 중국 투자의 위험성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는 국내보다 중국에 직접 설비 투자를 하고 영업 활동을 할 때 원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 공장 설립에 대한 승인 권한을 가진 정부가 업계의 중국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향후 해외 투자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불확실성 자극 요인으로 등장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권고가 IT 업계의 시설투자 계획에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 펀더멘털의 변화 영향 역시 추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투자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입장은 향후 승인 과정에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가 센티먼탈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IT 소재와 장비 관련주들에 나타나고 있는 주가 약세 흐름은 이를 일정 부분 반영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연휴 기간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3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어닝 시즌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는 펀더멘탈 궤도로의 복귀 가능성과 견조한 글로벌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기대 요인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임박한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 외에 국내증시에 몇 가지 불확실성 요인들이 추가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연휴 직후 어닝시즌을 대비해 올해 3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하반기 기업 실적 전망 모멘텀이 개선되고, 국내 기관 또는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방향도 우상향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종목 중심으로 압축하는 전략이 연휴를 편하게 보내기 위한 시장 대응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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