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완화되면서 국내증시 변동성도 완화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격화된 미국과 북한 간의 대치 국면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강대강 구도에서 벗어난 점이 우려를 줄이는 모습이다.

이번 주부터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되고 내달 9일 북한의 건국절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다. 하지만, 돌발변수가 없다면 국내증시는 점차 글로벌 경기 흐름과 유동성의 방향이 중심 변수가 되는 펀더멘탈 궤도로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우선 글로벌 경기와 관련된 제반 지표들의 추이를 살펴보면 여전히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주식시장은 조정을 보였지만, 이에 불구하고 산업용 금속인 구리 등의 국제 원자재 가격은 전고점을 돌파하며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에 사용되는 구리 등 비철금속은 금융시장에서 글로벌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중요한 선행지표로 평가돼 오고 있다. 또한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최근 직전 고점에 다가서는 상승세를 나타낸다.

더불어 한국의 대외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인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는 매달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면 수출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게 된다. 글로벌 경기 모멘텀과 국내 수출 경기는 국내증시 우상향 흐름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이번 주 후반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과 9월초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등은 글로벌 유동성 및 미국 달러화 흐름의 방향과 관련해 확인해야 할 이벤트로 남아 있다. 매년 8월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미국 연준(Fed) 의장을 비롯해 전세계 금융,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통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특히 올해는 내년 2월에 임기를 마치는 옐런 연준 의장이 사실상 마지막 연설에 나서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3년 만에 참석한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차기 회의를 통해 자산 축소 정책을 밝힐 것임을 시사하고, 완만한 속도의 자산 축소 정책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옐런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내용이 이같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 달러화의 강세 압력은 우려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잭슨홀 미팅에 3년만에 참석하는 드라기 ECB 총재의 연설 내용이다. 지난 7월 ECB 회의에서 9~10월경 테이퍼링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고, 9월 초인 7일에는 ECB 회의가 예정돼 있는 탓이다.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경우 달러화는 추가적인 약세 흐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달러 약세는 비달러 위험자산에 대해 긍정적인 가격 흐름 기대 요인이라는 점에서 우선 잭슨홀 미팅 이벤트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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