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결정했다.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다. 현대차측도 파업을 염두에 두고 올해 판매목표를 정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들의 파업은 매년 여름이면 돌아오는 '연례행사'다.

실제로 파업 현장을 취재해보면 시민의 반응은 똑같다. "왜 저들이 파업하는 지 모르겠다", "매년 하는 파업 관심도 없다"는 식이다.

대한민국 노동계의 맏형으로 파업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찾고 국민의 지지와 응원을 받던 그들이 외면받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정당성과 합리가 아닌 이기(利己)를 선택해서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의 어려움, 경제상황 등은 외면한체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으로 회사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 바 있다.

그나마 올해는 이례적으로 지난 4월부터 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교섭을 시작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더 많은 교섭 기회를 통해 파업 없이 임단협 타결을 이뤄낼 것만 같았다. 하지만 교섭 횟수만 늘렸을 뿐 달라진 것은 없었다. 시작부터 노조는 일괄제시안만을 요구했다. 노조가 원하는 것을 제시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파업으로 피해를 입히겠다는 식이다. 결국 여름이 다가오자 이들은 파업 수순을 밟았다.

문제는 회사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급감으로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위기경영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임원들은 스스로 연봉을 삭감했고 올해는 과장급 이상 직원의 연봉이 동결됐다. 하반기 전망도 나쁘다. 중국의 사드보복 장기화와 미국 자동차 수요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견조한 내수 시장은 노조 스스로가 발목을 잡았다.

현대차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노조의 파업은 8월을 넘어 9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투(夏鬪)를 넘어 추투(秋鬪)로 이어진 전례는 많다. 일단 노조는 오는 10일과 14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주말 특근도 거부한다.

파업 중 생산차질과 소비자의 기피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소형 SUV 코나 출시를 통해 하반기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려던 현대차의 계획은 시작부터 어긋나게 됐다.

회사와 노조는 한 몸이다. 지나친 요구로 현대차의 경쟁력을 해치면 결국 그 피해는 노조원들에게 돌아오게 되어있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파업이 아닌 지난하더라도 대화와 양보를 통합 교섭이 살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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