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인 8월을 앞두고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증시를 주도했던 IT섹터 주가가 조정을 보이고, 주요 매수주체였던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도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증시 조정폭 확대와 본격 조정국면 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주식시장에 추세 변화를 초래할만한 이슈가 등장했다고 판단할 것인지, 혹은 일부 차익매물 출회에 따른 수급 측면의 기술적 노이즈로 판단할 것인지에 따라 시장에 대한 대응방법은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주변의 호악재 요인들을 점검해 보자.

우선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주요 중앙은행들이 공급했던 대규모 유동성은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지나온 10년을 되돌릴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회수 이슈는 경험해 보지 못한 길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증시 조정이 만일 이로 인한 위험회피 심리의 확산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 제반 위험자산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단하기 어려워진다.

일단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9월 자산축소를 발표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상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시그널이 없어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인상 확률은 제로 수준,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50% 미만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정도의 통화긴축은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연준의 자산축소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 증가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회복을 바탕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과 통화긴축의 강도는 경제 펀더멘탈 회복 수준에 따라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이 8월 말로 예정돼 있는 만큼 당분간 글로벌 통화정책 이벤트는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술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 속에 올해 상반기 국내증시 상승을 이끌어 왔던 IT섹터 주요 종목들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외국인의 대량매도가 관찰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더욱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다시 지정학적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으로 반전해 주가 상승과 원화강세를 통해 양쪽에서 수익을 거둔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 직면한 부담요인이다.

그러나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전환점을 돌고 있는 상황 속 IT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3분기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어 주가 하락 사이클로의 진입 예단은 펀더멘탈 측면을 고려할때 아직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종합해 보면 연이은 코스피 상승이 초래한 피로감과 달러대비 원화가치의 하락 반전, 다시 등장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당분간 주식시장의 기간조정을 초래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지표,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 지표의 하락 전환 시그널을 동반한 주가 조정이 아니고,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에 긴박한 변화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8월 증시는 추세 변화의 국면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조정 이후의 상승을 대비하는 국면으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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