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코스피가 지수 2,300포인트선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1년 4월 이후 6년여 만에 지수 고점을 경신함에 따라 국내증시의 장기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최근 불거진 미국 트럼프 대통령 탄핵 논란으로 인해 미국발 정치 리스크 확대에 대한 우려도 함께 교차하고 있다. 국내증시를 둘러싼 주변여건 점검을 통해 향후 전망을 조망해 보아야 할 시기라고 하겠다.

우선 호재요인들을 살펴보면 글로벌 경기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6년 전의 지수 고점 형성 당시 하락세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수출과 기업실적 호조 속에 신흥국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5월 들어 신정부 출범 후 내수 진작책 등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 특사단의 방중을 계기로 사드(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 완화 기류도 감지된다.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논의가 진행되면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멀티플 개선에 대한 기대가 싹트고 있다는 점도 국내증시에 대한 호재요인이다.

국내 증시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3배 수준으로 6년 전 고점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머징마켓 대비 한국의 상대 PER도 2010년 이후 저점 수준이어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메리트는 상대적으로 높다. 주가 상승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지 않은 이유는 국내 증시 실적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같은 여건들을 고려하면 6년 전 지수 고점 당시에 비해 긍정적이다.

대외적으로 최근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실제 발표된 경제지표와 시장 전망치와 차이)가 하락세를 보이며 상승세인 미국 주가 흐름과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다소 조심스럽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내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은 국내증시 입장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요인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까지 제기되며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특검 수사가 결정됐다. 예측이 어려운 변수인 정치적 불확실성의 등장은 증시에 반갑지 않은 문제다. 물론 현재 미국 상원과 하원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이 다수당이라는 점에서 실제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장 평가가 우세하지만 특검 조사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다.

미국 대통령의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결론이 나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증시 상승에 일조해 왔던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기대심리가 일정부분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이 당면한 금융시장의 경계요인이다.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국내증시는 당분간 이같은 호악재간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되겠지만, 결국 주목해야 할 것은 펀더멘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하지만, 유럽 등 여타 미국 이외 지역의 경제 펀더멘탈 호조세는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에서 초래되는 리스크를 상쇄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