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두산위브 59A타입에 적용된 4베이 평면

중소형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다(多)베이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가 많을수록 서비스면적이 넓어져 좁은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 대부분 84㎡에는 4베이, 59㎡에는 3베이를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신도시나 수도권 외곽에서는 84㎡ 4.5~5베이, 59㎡ 4베이 평면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전 3베이, 2베이에서 각각 1~2개 베이씩 늘어난 것이다.

베이(bay)란 아파트 전면부에 배치된 방이나 거실 등 벽면으로 나뉘어 독립화된 공간의 수를 말한다. 아파트 전면이 남향 위주인 점을 감안한다면 베이가 많을수록 볕이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하는 좋은 집의 요건을 갖추게 된다.

또 각 공간마다 발코니가 따라 붙는 만큼, 확장을 할 때 특히 유리하다. 발코니가 차지하는 비중은 몇 년 전만 해도 전용면적(이하 동일)의 10~20% 선이었지만 베이가 많아지면서 30~40%까지 높아졌다. 중소형이 중대형으로 변신할 수 있을 정도의 증가분이다.

실제, 서울 송파구에 공급된 ‘송파 두산위브’의 경우 4베이 평면이 적용된 59㎡(구 25평형)에 22㎡(약 6.6평)의 발코니 면적이 제공됐다. 확장을 하면 중형아파트 크기인 81㎡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수요자로서는 소형아파트 값으로 중형아파트를 산다고 생각할 수 있다.

송파 두산위브 분양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은 서울에서는 요즘에도 59㎡에 2베이가 적용되기도 하는데, 신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4베이가 적용돼 수요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베이가 많은 게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그보다 해당 주택형에 맞는 적당한 베이 수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베이 아파트는 한정된 공간에 많은 공간이 들어가다 보니 가로폭은 길고 세로폭은 좁은 납작한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이때 현관에서 거실까지 이어지는 죽은 공간(dead-space)인 복도가 발생한다. 면적은 넓어졌지만 정작 공간 활용도는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각 방이 일렬로 배치되는 과정에서 크기도 작아진다. 그래서 확장을 하지 않으면 온전한 역할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다베이 아파트는 처음부터 발코니 확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한 탓에 확장을 하지 않으면 평면이 기형적으로 변하곤 한다”며 “대부분 확장형을 선택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사의 설계 담당자는 “59㎡는 3베이, 84㎡는 4베이가 서비스(발코니) 면적과 공간 활용도를 최대화할 수 있는 베이 수 인 것 같다”며 “그 이상일 경우 각 방의 독립된 기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가족들의 수나 생활패턴에 따라 적정한 베이 수를 찾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