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구조로 이뤄진 아파트.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 때문에 아랫집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A씨는 1층집을 알아보다 필로티가 있는 아파트를 발견하고 바로 계약했다. 어쩔 수 없이 1층을 찾으면서도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로 찝찝하던 차에 필로티 구조의 1층 아닌 1층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층간소음 문제로 1층을 찾는 수요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필로티 구조로 이뤄진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필로티 설계란 1층을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는 기법을 말한다. 기둥의 높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존 2~3층 정도의 높이가 1층이 된다. 따라서 기존 1층 아파트의 가장 큰 문제점인 소음, 먼지, 사생활 침해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1층이 트여 있어 단지 전체적으로도 개방감이 높다. 또 과거에는 필로티 부분을 그냥 비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보육시설이나 테라스카페, 무인택배함, 자전거보관함 등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추세다.

예컨대 천안 청수지구 ‘천안 청수지구 우미린’는 단지 중앙의 타워형 4개동 건물 필로티 공간에 실내놀이터, 한옥사랑방, 유럽풍 테라스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했다. 서울 돈의문뉴타운 ‘경희궁자이’는 대청마루와 같은 공간은 마련, 필로티에서 외부 조경을 감상하도록 만들었다.

필로티로 인한 1층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가격도 강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 GS건설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서 공급한 ‘동천자이’ 전용면적 84㎡ 1층은 지난 1월 5억5065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5억1490만원) 대비 6.94% 상승한 금액이다.

이에 반해 이 단지 같은 면적 26층짜리는 지난해 11월 분양가(5억4700만원)보다 1.63% 올라 5억5590만원에 팔리는데 그쳤다. 동천자이는 모든 동에 1층 필로티가 설치되며, 창밖으로 하버드대학교 니얼 커크우드 교수가 조성한 단지 조경을 바라 볼 수 있다.

롯데건설이 서울 강북구 미아4구역을 재개발한 ‘꿈의숲 롯데캐슬’도 이달 입주를 앞두고 최근 1층이 분양가(4억4400만원)보다 6.36% 상승한 4억7233만원에 거래됐다. 동일한 면적의 8층은 4억8833만원에 매매되며 분양가(4억6700만원) 대비 4.57% 올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1층의 단점이 필로티 구조에서는 어느 정도 보완이 되는 데다, 매매가도 일반 1층보다 강세를 보여 최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이 같은 이유로 공사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도 꾸준히 필로티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건설이 내달 부산 부산진구 연지1-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부산 연지 꿈에그린’은 1층 필로티 설계로 입주민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대림산업이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에서 공급한 ‘e편한세상 시흥’도 전 동에 필로티 구조를 적용, 1층 세대의 사생활을 보호했다.

장재현 팀장은 “필로티 아파트 1층은 2~3층 높이라 편한 부분이 있고 층간소음 문제로 최근 수요가 많아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로열층과 비교해서는 덜 선호되기 마련인 만큼,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다면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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