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의 S아파트 상가는 입주 3개월이 다 돼가도록 대부분이 비어 있다. 분양은 다 됐지만 비싼 임대료 탓에 세가 나가지 않는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비싸다보니 자연스레 임대료도 높게 책정되면서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상가 주인 입장에서 손해를 보고 세를 내놓을 수도 없어 대부분의 점포들이 빈 채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수익형부동산이 인기인 가운데 특히 올해는 대출규제 및 원리금 동시상환 등이 적용되지 않는 비(非)주택, 상가로 자금이 쏠릴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고 배후수요가 탄탄한 아파트 단지 상가를 유망 투자처로 꼽고 있다.

하지만 유망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최근 1~2년 사이 상가 인기가 높아지고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공급가격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4분기 LH 단지 내 상가 평균 낙찰가율만 보더라도 181%에 달했다.

애초 상가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거나 예정가 자체는 저렴했지만 경쟁 과정에서 낙찰가가 2~3배 높아질 경우 손실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임대료를 비싸게 받아야 하는데 업종이 제한적인 단지 상가의 특성상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상가임대차보호법상 5년간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데, 세가 안 나간다고 무작정 임대료를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처음에 비싸게 분양을 받으면 수익률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급매물로 점포를 넘길 경우 자본금도 까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지 내 상가도 근린상가·테마상가 등과 같이 상권 형성이 중요하다. 상권을 형성하는 데는 배후수요가 많은 대단지인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대단지라고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 입주가구 대비 상가 비율을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대단지더라도 상가가 많으면 입점 업종이 겹치고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임대아파트의 비율이 높으면 소비력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중대형이 많은 단지는 백화점이나 외부 쇼핑몰을 이용할 확률이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본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상가를 노리되, 전체 상가 면적이 가구당 1㎡를, 100가구당 1개 점포를 넘지 않은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주택형은 85㎡ 이하 중소형 비율이 높을수록 단지 내 상가 이용 빈도가 높다고 보고 있다.

층수도 잘 따져봐야 한다. 상가 투자는 1층을 기본으로 하지만 2~3층과 비교해 가격도 2~3배가량 비싸기 마련이다. 물론, 1층은 그만큼 임대료도 많이 받고 공실률은 낮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병원, 학원, 세탁소 등 층수와 관계없는 업종도 있어 꼭 1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단지 상가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는 하더라도 배후수요만 믿고 무턱대고 투자에 뛰어 들어서는 안 된다”며 “상가 입찰 전에는 반드시 현장을 찾아 기본적인 상권을 분석하고, 중개업소에 들러 시장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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