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롯데 창립 50주년, 신격호 숙원 롯데월드타워 내 캐시카우 역할

롯데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획득하며 모처럼 웃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상실, 올 6월 검찰 수사와 이로 인한 호텔롯데 상장 연기 등 악재만 줄이었던 롯데가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 17일 현대백화점(801.5점), 롯데(800.1점), 신세계(769.6) 등을 사업자로  선정하는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롯데는 작년 11월 두산에 특허를 내주면서 문을 닫아야 했던 월드타워점을 반년 만에 다시 열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이번 신규 특허 획득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95)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의 완공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롯데의 기쁨은 두 배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 롯데그룹은 그룹의 모태와도 같은 롯데제과의 창립기념일 인 4월 3일 즈음에 롯데월드타워의 그랜드오픈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 계획이다. 123층, 555m로 국내 최고 높이 초고층인 롯데월드타워는 재계 5위로 성장한 롯데그룹의 상징과도 같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제과회사를 창립한 해는 1948년이지만 한국에서 는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신규 특허마저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면 롯데그룹은 가장 큰 수익원인 면세점 없이 '우울한' 롯데월드타워 그랜드오픈과 창립 50주년 행사를 가질 뻔했다. 이 때문에 롯데는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쏟아진 각종 의혹에도 아랑곳 않고 면세점 신규  특허 획득을 위해 '올인'해왔다.

지난해 6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월드타워점은 올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어나는 등 한창 성장세에 있었다. 작년에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소공점에는 아직  훨씬 못 미치지만 롯데그룹은 월드타워점을 '더 넥스트'로 명명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 저층부인 롯데월드몰 에비뉴엘동 7~8층에 있던 기존 매장뿐만 아니라 이번에 오픈하는 롯데월드타워 8~9층으로도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에는 500m 높이의 전망대 '서울스카이'와 최고급호텔인 '시그니엘'이 함께  오픈,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층부 아쿠아리움, 잠실사거리 건너편 롯데월드에 이어 면세점을 갖추면서 롯데그룹은 잠실 롯데타운의 수익성 걱정은 한시름 덜 게 됐다.

다만 롯데는 '최순실 게이트'라는 큰 파고를 넘어야 한다. 지난 3월 중순 신동빈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했다. 이후 한 달 보름 여 후인 4월 말 관세청은 서울에 4개(일반경쟁  3개, 중소중견 1개)의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를 확정했다. 롯데는 SK와 함께 지난해 11월 특허를 잃어 신규 특허가 절실했고 이후 롯데는 70억원을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K스포츠재단에 건넸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검은 롯데가 70억원을 건넨 것과 관련해 뇌물죄 혐의를 밝히는 데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 관련자 소환을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화하는 특검은 신동빈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획득하는 등의 결격 사유가 발생할 경우 특허를 박탈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롯데가 의심받고 있는 뇌물죄가 사실로 드러나면 월드타워점 특허 유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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