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역 위축세 전망..급매물 장세 형성될 듯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2017년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국면이 진행될 전망이다. 주택시장은 보합세 또는 약보합세 예상된다. 일단 2017년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녹록하지 않다. 부동산가격과의 반비례 관계인 금리가 오르는 데다, 2016년 ‘11·3대책’을 계기로 정부의 수요억제 드라이브 정책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아파트 입주물량도 쏟아지고 있는 점, 단기간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각종 게이트로 국내 정치까지 뒤숭숭하다보니 주택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입주물량이 많은 지방, 경기남부지역에서는 위축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그렇다고 입주물량이 많지 않은 서울에서도 주택시장을 이끌어갈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주도주 역할을 했던 강남 재건축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말까지 집행이 한시적으로 유예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현재 분위기라면 2018년 자동부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적어도 2017년 중반까지는 주택시장과 국회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때부터 준공 때까지 조합원 1인당 평균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10~50%를 국가에서 환수하는 제도다.

현재 분위기로서는 초기단계인 강남구 압구정동,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중고층 단지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과도한 기대감으로 형성되었던 거품이 서서히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집중되는 사이 강북의 재개발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은 고분양가 후폭풍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다. 2017년 1월 입주모집공고분부터 입주시 중도금 대출이 담보대출로 전환되는데 원리금 균등상환(1년 거치만 가능)까지 의무화된다. 까다로운 대출심사에 금리까지 오르고 있어 청약가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약시장의 차별화는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재당첨 제한제도를 도입하면서 '통장을 아껴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왕이면 인기지역으로 몰리는 청약 편식이 심할 수 있어서다. 이른바 상대적 양극화 양상이다.

전세시장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크게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일부 입주과다지역은 역전세난으로 가격하락이 예상된다.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크지 않아 전세로 눌러앉을 경우 전세수요가 늘 수 있으나 입주물량이 많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처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수요자들도 6개월 정도 지켜보면서 매수시점을 타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입주물량 과다지역이 아닌 곳, 단기 급등지역이 아닌 곳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또 인기지역 청약은 경쟁률이 높으므로 꾸준히 청약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만 2017년에는 돌발 악재로 하락세가 깊어질 경우 바닥에서 반짝 급매물 장세가 형성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기회를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급매물을 사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현금을 갖고 있어야 실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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